'꾸리'를 살린 '오다리'
"오남이" 단편동화... 7
by 손금나비 에세이스트 Aug 19. 2024
새벽녘 5시.
"찍찍― 찍찍―"
"찍찍― 찍찍―"
한 주가 지난 화요일 새벽인데 잠을 못 잘 정도로 시끄러웠다. 침대에 누워 있는 나는 햄스터의 시끄러운 소리에 베란다에 케이지를 놓고 다시 잘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참을 수 없을 만큼 시끄러워 방 불을 켰다.
케이지를 보니, ‘꾸리‘가 도자기 컵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러다 ’ 꾸리‘는 물을 많이 먹었는지 소리를 못 내고 몸에 힘이 빠지고 있었다. 옆에 있던 ’ 오다리‘의 찍찍대는 소리는 더 크게 들렸다. 나는 얼른 케이지 문을 열고 ’ 꾸리’를 도자기 컵에서 꺼냈다.
몸을 거꾸로 들어보고, 몸을 옆으로 돌려 숨을 쉴 수 있게 해 봤다. 혹시나 해서 인공호흡을 했는데, ’ 꾸리‘가 물을 토하더니 숨을 쉬었다. 나는 케이지에서 도자기 컵을 꺼내고, 풍성한 톱밥 위에다 ’ 꾸리’를 눕혔다. ‘꾸리‘가 잠든 것처럼 몇 분 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예전의 모습처럼 톱밥을 파고 들어가 숨기도 하고, 잘 뛰어다녔다. 휴― 다행이었다.
'찍찍대던 햄스터가 '오다리'라니!'
잠결에 일어났을 때는 '태양이' 소리인 줄 알았다. 앞발가락이 다섯 개라서 특별한가? ’ 꾸리’에 차이고 어떤 날은 물리기도 했던 ‘오다리’가 자기를 싫어하는 ’ 꾸리’를 도와주다니, 나는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다리'한테는 고맙고 '꾸리'한테는 미안했다.
'물통에다 물을 넣어줘야 했어!'
귀찮아서 도자기 컵에 담아서 케이지에 그냥 넣어둔 것이 잘못이었다. 새끼 햄스터는 몸집이 작아서 ’ 태양이‘와 다른데, 2주밖에 안 된 ’ 꾸리‘가 큰일이 날 뻔했다. 물을 먹으러 들어갔다가 도자기 컵에 빠져서 나오지 못한 것이었다. 물을 조금만 넣을 걸.... 아니, 물통에 물을 넣어줬어야 했다.
일어난 김에 나는 목욕 하우스의 모래도 바꿔주고 밀웜도 넣어줬다. ‘오다리’를 상대도 안 했던 '꾸리'가 옆에 붙어서 밀웜을 아작아작 사이좋게 먹고 있다. 나는 마음이 놓여 스르르 눈이 감겼다. 몸을 뒤척였는데 이불이 발에 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