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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금나비 Sep 17. 2024

카페라떼에 마음 시럽 세 스푼

운동하러 밖에 나왔다. 걷는 길에 무인 "뻥튀기공작소"에서 동결 과일믹스를 샀다. 냉동 과일은 먹어 봤어도 동결 과일은 먹어보지 못해서 구미가 당겼다. 장바구니에 넣고 후덥지근한 날씨와 풀내음을 맡으며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 백화점에서 새우깡 한 개를 사고 아이쇼핑을 한 뒤 커피전문점에 들어가 디카페인 카페라떼를 샀다.

"B-52번 손님!"

내 이름이 잠깐 B-52번 손님으로 바뀌고 라떼를 받는 순간 사라진다.     

달달한 라떼를 생각하며 빨대를 꽂고 얼음이 든 한 모금의 커피를 '꼴딱'.

'아, 아쉽다!'


내 몸은 벌써 매장에서 나왔고, 시럽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나는 마음의 시럽을 펌핑하고 달달하게 라떼를 마신다.

'너무 달달해!'

마음의 시럽을 펌핑하면 이렇게 달달한 카페라떼를 마실 수 있다니, 이런 상상은 무한히 해도 좋다는 걸 느꼈다.


보이는 커피에 보이지 않는 달달함 추가! 내가 시럽 들어간 커피맛을 알면,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한 라떼맛!

건강을 생각해서 종종 이렇게 마음의 시럽을 타서 먹어볼 생각이다.

마음과 몸은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마음 시럽을 넣고 휘휘 저어 시원한 카페라떼를 꿀떡 넘기며 깊이 알아버렸다.

'아, 충분한 라떼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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