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감기에 걸려 아픈데도 밥을 꾸역 먹고 힘이 났는지 수수께끼를 냈다.
"포도가 자기소개를 하면?............ 포도당
파란 치아는? 블루투스"
내가 답하지도 않았는데 바로 말해버린다. 예전에는 기다려주다가 요즘엔 지쳤는지 저도 바로 얘기해 버린다. 그러면서도 나한테 질문하는 건 친구들한테 써먹기 위한 걸까?
나는 그동안 막내에게 잘 받아주지 못한 게 미안해서 수수께끼를 만들려고 머리를 굴렸다. 외워둔 딸과는 다르게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아하, 생각이 났다.’
막내에게 말했다.
"다이가 먹는 견과류는?"
“다이아몬드.”
"와, 바로 아네! 역쉬, 수수께끼를 잘 내니까 잘 알아맞힌다!"
나는 하나 더 질문하고 싶었다.
‘누룽지를 해볼까?’
좀 전에 누룽지를 아작아작 먹고 나서 잔상이 남아있었나 보다. 나는 억지로 머리를 쥐어짜 봤다.
"흰쥐 말고 누런 쥐는?"
"나 머리 아파, 말 걸지 마!"
‘헉,자기가 먼저 수수께끼 내고선 이럴 땐 아프데!’
딸의 팔랑귀 같은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사·춘·기니까.
“누룽쥐야!”
내가 지어내고선 뭔가 어설펐다. 막내의 반응이 없어서 하나 더 쥐어짜 내고 싶었다.
“마리의 반대말은?”
나는 아재 개그 같은 걸 생각해 냈다.
"말이 자기소개를 하면? 마리아."
막내는 기계처럼 혼자 말하고 혼자 답했다. 그것도 동문서답으로.
내가 낸 수수께끼가 재미없었나 보다. '마리? 마리아!'
“마리의 반대말은 보리!”
딸은 답이 없더니 갑자기 자신이 아프다는 게 생각났나 보다.
“엄마, 손발이 시려, 장갑 줘! 수면 양말도!”
나는 얼른 서랍 속에서 찾아내 막내에게 대령했다. 수면양말을 발에 쏙쏙 넣더니 막내는 침대에 누웠다.
딸이 수수께끼를 낼 정도니, 심하게 아프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그래도 쥐어짜 낸 것 치고는 성과는 있었다. 3개 중 1개는 반응이 있었다는 게 어디야!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다이가 먹는 견과류는? 다이아몬드!
'펭귄이 인사하러 오면 어쩌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