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7월 26일, 드디어 스마일라식을 하다
수술 다음 날에야 켜본 브런치.
어렵사리 병원을 선택한 후, 드디어 수술 날!
아침 시간대로 수술을 잡아 병원에는 9시 30분쯤 도착했다.
수술날에는 수술 전 다시 한번 검안을 받아야 하기에 7층으로 안내받았다.
수술할 때 8층으로 올라가보니 약간의 검안 기계가 있긴 했지만 수술실이 주인 거 같았다.
+ 대표원장실 정도랄까.
다시 한 번 시작된 검안.
물론 첫 검안할 때처럼 오래 걸리거나 그 종류가 많지는 않다. 좀더 정확한 수술을 위해 하는 수술 전 마지막 체크 정도. 눈 크게 뜨라고 할 때는 크게 뜨고, 버티라고 할 때는 버티는 등 최대한 검안사에게 협조해주려고 노력했다. 환자와 검안사로 만났지만 왠지 모르게 생긴 동지애 때문인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달까.
검안이 끝나고, 수술을 기다리고 있으면 약 하나를 건네준다. 진정제.
심하게 긴장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먹어두면 좋겠지 싶어서 먹어뒀다. 그럼 이제 내 이름을 부르면서 수술방에 들어가 에어샤워도 하고 파란색 수술복도 입고, 수술 모자도 쓰고 드디어 수술대에 누워 의사쌤을 기다린다.
구형진원장님께 수술받았는데 수술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다 설명해주신 덕분에 무섭거나 걱정되는 순간들은 없었다. 수술법을 대충 알고 있어서 그 과정들에서 놀랄 순간들이 없어서 그렇기도 했다. 나중에는 원장님도 잘한다고 칭찬해주심. 하하
1. 초록색 불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보기
스마일라식 수술에서 환자가 잘해줘야 하는 일들 중에 중요도로는 이게 최고이지 않을까.
레이저가 각막실질을 떼어내기 위해 눈에 쏘는 과정이다. 초록색불은 바로 레이저불. 수술하는 의사들이 내 눈에 맞게 계산 후 설정을 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오차 없게 하기 위해서는 초록색 불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것이다. 한참 보고 있다보면 갑자기 초록색 불빛이 사라지고, 하얗게 보이는데 이때도 집중해서 끝까지 쳐다봐줘야 한다.
나 수술 받을 때는 옆에서 수술 간호사가 카운트다운을 계속 해줘서 그거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수술은 끝나 있었다. 그러니 수술 들어가서는 의사와 간호사 말을 잘 듣자!
2. 수술하는 동안에는 절대 눈 감으면 안됨 – 개안기로 고정해주니까 걱정할 필요 없음!
주변에 보니까 눈 감을까봐 걱정을 진짜 많이 하는데 수술 전에 기계로 눈 감지 않도록 고정시켜준다. 정말 있는 힘껏 눈을 감으려고 하지 않는 이상 감기지 않는다. 물론 눈에 힘을 주지 않기 위한 노력은 해야겠지만 이것 때문에 엄청 걱정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는 거 같다. 또 수술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아서 사실 딱히 큰 불편함을 느낄 새도 없이 수술이 끝나버린다.
수술은 다 해서 15분 정도 걸렸던 거 같고, 나와서 잠시 회복실(암실)에 있다가 나와 수술 후 안내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하루는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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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 수술 끝나자마자 아픈 건 아니었다. 끝나고 나서 집 도착할 때쯤(수술 후 대략 1시간 후)
그렇게 아프기 시작해서 3시간 정도 눈이 시렸다.
누군가 뭉뚝한 바늘로 콕콕 찔러서 시린 느낌? 눈물이 계속 나고, 눈을 뜨고 있기 힘든 편
3시간 지나고 나면 그냥 평소랑 똑같아진다.
시력 : 정확한 시력까지는 모르겠지만 내 방에서 거실 시계를 읽을 수 있을 정도.
렌즈나 안경 없이 외출 가능한 정도였다.
선명도 : 선명하지는 않다. 뿌옇게 보이는데 불편할 정도는 아님
(개인적으로는 오른쪽보다 왼쪽이 약간 더 뿌옇게 보이는 듯)
수술 다음날(바로 오늘) 눈 뜨자마자 바로 병원에 가서 검진부터 받았는데 양안 1.1.
예상 교정시력이 1.0 / 1.0 이었는데 벌써 양안 1.1라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물론 회복이 빨라 바로 시력이 올라오는 수술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막상 그게 내 눈이 되고 나니 새삼 놀라고, 새삼 기쁜 이런 일.
원장님 검진까지 받고 문제없다는 말을 듣고 나면 이제 세수+샤워+화장이 모두 가능하다.
(*원장님 검진 전까지는 절대 세수나 샤워, 그 어떤 것도 하면 안된다)
수술 1일차가 되었으니 이제부터 간단하게나마 기록을 시작해볼까 한다.
최대한 자세히, 그리고 정확하게 기록하고 싶어 표 하나를 만들었다.
주로 환자들의 통증이나 증상의 정도를 확인할 때, 증상을 객관화하기 위해 그 정도를 숫자로 말해달라고 요청하곤 한다. 직업적인 경험을 토대로 표를 완성했다.
선명도 - 7/10
선명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약간 뿌옇게 보이기도 하는데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혼자 왔다갔다 외출하기도 전혀 문제 없는 정도?
안구건조 – 6/10
수술 다음 날이라 그런지 확실히 안구건조 느껴진다. 병원에서도 안약이랑 인공눈물 때때로 넣어주라고 처방받았다. 안구건조 때문인지 많이 건조할 땐 약간 더 뿌옇게 보이는 느낌이고, 인공눈물 넣어주면 좀 더 선명해지는 거 같다. 그래서 오늘 사용한 1회용 인공눈물만 4개 정도!
초점
가까운 거리는 좀 초점이 안 맞는 편. 좀 기다려야 초점이 맞아가는 듯하다.
카톡 같은 건 수술 당일에도 저녁에는 했을 정도니까 문제없는데 책이나 긴 글은 좀 어려움
이 글도 쉬엄쉬엄 쓰는 중..
먼 거리는 그냥 잘 보인다. 약간 뿌옇게 보이는 거지, 초점 안잡힌다는 느낌은 없다.
통증
하나도. 없.다.
빛번짐
낮(4/10) 낮에는 사실 빛번짐을 거의 느낄 일이 없어서 못 느끼기는 하는데 실내에 들어갈 때 가끔 등 때문에 약간 눈 부시다고 느끼는 정도.
밤(6/10) 가로등 불빛이 번진다는 느낌은 확실히 있다. 수술 1일차밖에 안됐기 때문에 이건 좀 더 기다려보기로.
이물감은 건조할 때 조금씩 느껴지는데 지속적으로 그런 건 아니라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대체적으로 모든 증상들이 수술 1일차라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하기에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활동성은 8점을 줬다.
작은 것에 집중하고, 오랜 시간동안 긴 글을 봐야 한다면 확실히 수술 다음날엔 힘들다. 하지만 일상적인 외출, 간단한 카톡 대화들은 전혀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이건 내가 직접 수술하고 경험하면서 이렇게 하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간단하게 적어볼 생각이다. 획기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소소한 팁이 되기를 바란다.
'얼음 찜질 분비해두기 (수건+얼음)'
수술 1일차는 눈이 띵띵 붓는다. 아무래도 전날 눈물을 계속 흘려서 그런 거 같은데 난 수건에 얼음찜질팩을 말아서 눈에 올려뒀다. (하지만 이건 꼭 수술 다음날 병원 검진받고 해야 한다)
몇분씩 계속 신경쓰면서 얼음찜질을 해주니 저녁에는 붓기가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화장이 모두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가루가 날리는 섀도우나 마스카라 같은 눈화장은 기본적으로 피해주는 게 좋다. 이미 눈 수술을 하면서 자극을 준 상태이기 때문에 한동안은 어떤 자극도 주지 않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되기 때문.
꾸준히 스마일라식후기 올릴 생각이다.
그럼 다음 후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