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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얼 Oct 14. 2020

왜 나는 책을 쓰고 싶어 하는가

'작가는_처음이라' 북 리뷰

‘작가는_처음이라’


핸드폰 알림 배너에 뜬 책 제목이 나를 머무르게 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클릭! 출판 이벤트 신청하기를 꾹~ 눌렀다.

    

짬짬이 글을 쓰기 시작한 지 20여 년이다.

SNS를 기반으로  문자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부터 손편지 대신 이메일을 주고받게 되고

여러 네트워크를 이용해 카페, 블로그 등에 자리 잡고 이런저런 글을 써서 속내를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글이 올려지면 누군가 읽고 공감해주고, 언제 어디서라도 손쉽게 인터넷 교제를 나눌 수 있는 기쁨이 주어졌다.

내 글에 위로받아 감사하다는 반응이 올라오면 신이 나서 또 다음 글을 작성하고...

그러면서 글쓰기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회갑에는  내 이름으로 책 한 권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한 포부를 가져본 때가 10여 년 전이다.

그런데 지금 이미 회갑을 지나 61번째 생일이 다음 주로 성큼 다가왔다.

‘마음먹기’는 쉬워도 ‘실행하기’는 어려운 것이 인생살이 목표요 계획들이다.

그동안 마음만 먹고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이 지나온 시간만큼 쌓여있다.

대부분 유효기간 만료로 폐기 처분해야 될 것들이라 쓱쓱~ 쳐내는데

‘내 이름으로 책 출간하기’는 그러지 못한다. 미련이 남아있다.   

  

얼마 전에 서재 책상 옆에 포스트잇을 써서 부쳐놓았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하기’

책 출간을 도와준다는 카카오 브런치 홍보 화면을 보고 마음먹게 된 것이었다.

“이번에도 십중팔구 마음먹기로 끝날게 뻔하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지 않는가! ‘십중팔구 마음먹기 문득 ‘대기만성 실행하기 전환되려는지!”     

이렇게 마음만 먹고는 실행을 미적거리는 나를 도와주려는지 신청한 책 <작가는_처음이라>가 때맞춰 도착했다.

반갑게 책을 펼쳐 읽다가, 불현듯 일어나 '용기를 내야겠다'라고 불끈 손을 쥐었다.

대뜸 ‘브런치’ 작가 신청했고, 이틀 후 작가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신나서 브런치를 탐색하다 김태윤 작가를 발견했고, 구독을 누르고 브런치 친구가 되었다.  

   

책 리뷰 서두에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연계된 실제상황을 늘어놓고 있다니..

북리뷰 쓰기의 정석에 한참 어긋난 구도다.

그러나...

책을 읽고 실생활과 연결시키는 것만큼 좋은 리뷰가 있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움추러들고 주저앉아있던 작가 지망생에게 자극을 주었고, 도전을 격려하였으며, 실행하게 하였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이 책은 내게 충분히 가치 있는 훌륭한 책이 된 것이다.     

쑥스럽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흥분, 설렘이다.

    



왜 나는 책을 쓰고 싶어 하는가?  

   

2000년대 40 초반 나이 때 웹페이지에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참 열심히 썼었다.

몇 해 전 찾아보니... 썼던 글들 중 대부분이 휘리릭~ 날아가 버렸다.

네트워크 플랫폼이 없어지거나 서비스가 중단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당시 글의 실종 사건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긴급한 일상에 묻혀 사라진 것들을 애써 잡으려 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많이 아쉽다.

당시의 감성과 지성으로 엮어진 이야기는 시간을 거슬러 재생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젠 기록하려 든다.

그리고 기록한 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책으로 출간하고 싶은 것이다.

내겐 이것이 나의 인생을 정리하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역사는 기록에 의해 존재하고 이어져왔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중심 키워드는 바로 ‘문자’이고, 그 문자로 ‘기록’하는 일은 인류의 최대 과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위에 ‘쓰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 이 너무 많다.

내 시선으로 포착된 것들은 나의 시대를 기반으로 한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 나아가서 ‘역사’가 되는 것이다.

별 거 아니지만 별 거인 나의 이야기!

<작가는_처음이라>는 이런 나의 글쓰기를 돕는 첫 번째 책이 되어주었다.     




내가 이 책에서 특별히 주목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초고는 느낌 가는 대로 이른바 감정이 충만한 상태로 써 내려가자. 자꾸 돌아보면 ‘촉’을 유지하기 어렵다. 초고로 자기 검열하지 말자. 우선 진도를 먼저 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말을 언급하면서 공감했다.

“글 쓰는 중간에 절대 다시 읽어보지 말라. 다시 읽어보면 고치고 싶어 진다. 쭉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일단 쓰는 거다.”

나의 허를 찌른 말이었다. 나의 글쓰기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글을 마무리하기도 전, 중간에 자꾸 글을 되돌려 읽고 고치고... 그러다가 지쳐서 억지 마무리하거나 내팽개친 글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이제 그 원인을 알았으니 작가의 가이드라인을 쫒아가면 고쳐질 일이다. 지금도 자꾸 다시 거슬러 읽어보려 하는 습관을 내리느라 의식적으로 앞글을 다시 보지 않고 있다.     


2. 매일 한 신문을 메인 삼아 정독하고 사이드로 하나 더 읽는다.

시사를 알아야 시대의 필요에 부합하는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유능한 기자들이 엄선해 기록한 글들은 최고의 텍스트북이자 참고자료라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

나이 들어가며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감각을 유지하려면 신문 읽기는 나의 평생 과제가 되어야 한다.  

   

3. 매일 닥치고 쓰자.

사실 남는 시간은 별로 없다.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하는 것이다. 나이 들어 체력이 달려서 더욱 힘들기는 하지만 뭐라도 닥치고 쓰다 보면 의외의 보석 같은 글이 나온다는 것을 나 역시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저자 김태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이면서도 친절하게 초보 작가들을 안내해준다.

시중에 각종 안내책자들이 즐비하고, 각 인터넷 사이트에 수많은 정보들이 올라와 있지만..

언제라도 밑줄 긋고 접어두고 참고할 수 있는 제본된 책은 꼭 필요하다.

<작가는_처음이라>는 그렇게 초보 작가 곁에서 실용적 안내서가 되어줄 훌륭한 책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는 그의 열정과 수고 그리고 감춰진 눈물이 담겨 있다. 그래서 글쓰기에 지친 작가들을 위로하고 도닥이며 앞으로 나아가도록 부추겨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당신의 명령(책)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가 손수 쓴 친필 싸인에서 그의 간절한 권유가 느껴진다.

언젠가 내 책이 나오게 된다면 이 책을 기억하며 감사하게 될 것이다.

"그때가 곧 오기를!"

(2020.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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