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석파정 에 다녀왔다. 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 그저 친구의 제안에 이끌려 룰루랄라~ 찾아간 곳이었다.
석파정이 위치한 #인왕산자락 은 언제 가도 정겹고 푸근하다. 구불구불 산비탈을 따라 늘어선 작은 규모의 상점들이 아기자기하고 간간이 우아한 자태를 머금고 있는 한옥의 모습은 원초적 향수를 자극한다.
그렇지! 난 이런 곡선의 길을 오가며 자라왔지...
그래서 이런 곳에 오면 맘이 편안해진다. 계획에 의해 쭉쭉 뻗어진 신도시 직선 도로에서는 스피드-효율적 태도를 재촉받는다. 저어기 앞에 보이는 그 지점까지 쭉~ 단걸음에 가야 할 것 같다. 어떻게 가느냐 보다는 얼마나 빨리 가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길.. 그 위를 정신없이 오가다 툭! 궤도 밖으로 이탈한 느낌이랄까?
11시 개관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출입구에 위치한 작은 카페에서 간단하게 다과를 나누었다.
큰 머그잔 한가득 찰랑찰랑 인심 좋게 담긴 커피-구수하고 훈훈하다.
석파정 안으로 들어가니 탁 트인 정원에 품격이 넘쳐난다. 산자락에 휘감기고, 큰 바위 타고 내려진 물줄기가 시내를 내어 졸졸 정원 한편을 가로지르는 천혜의 배산임수의 요건을 갖춘 곳! 코로나로 막힌 숨이 탁 트이는 듯 상쾌하다.
그러나 관람객이 많지 않은 이곳에서도 마스크 쓰기는 계속된다 ㅠㅠ
석파정과 #서울미술관 에 관한 자세한 정보가 궁금해졌다. Covid로 서울미술관 관람은 불가했지만, 정원 옆에 세워진 별관에서 이중섭 전을 하고 있었다.
석파정은 구한말 흥선대원군의 소유가 되었던 곳으로 그 배경 스토리가 사뭇 흥미롭다.
역사적으로 석파정은 조선 #경종 때 #조정만 이 만든 #소수운련암 을 #김흥근이 인수하여 1800년대 중반에 지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흥선대원군 이 김흥근의 아름다운 별장을 사려고 해도 팔지 않자 꾀를 내어 고종이 이곳에 행차하도록 권하여 임금과 함께 하룻밤을 이곳에 머물렀고, 마침내 흥선대원군의 소유물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왕이 거처한 곳을 신하가 감히 거처할 수 없는 당시 관례에 따라 김흥근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후 개화기를 거치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몇몇 주인들로 이어지며 의미 없이 방치되고 일부 소실, 변형되었던 공간을 새로운 주인이 인수하여 세간에 드러낸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곳은 공공 기관이 아닌 개인 소유의 장소로서, 뜻있는 주인장이 보수 정비하여 문화재로 재탄생시킨 곳이었다.
그래서 이제껏 잘 모르고 지내왔던 숨겨진 보물이었던 것이다.
이곳을 세운 장본인이 누군지 궁금해졌다. 마침 별관을 둘러보다 그가 #안병광 #주식회사유니온약품 대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관련 히스토리가 담긴 책 #마침내미술관 을 구해 읽어보게 되었다.
어떤 장소가 깊이 체감되어 기억되는 이유는 이렇다. 그곳과 하나로 어우러진 사람의 이야기가 배경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라고 이제껏 경험해왔다. 그래서 나이 들어갈수록 #역사 에 자꾸 관심이 가는지 모르겠다. 그냥 지나쳐버릴 법한 소소한 이야기가 가슴을 톡톡 치며 신선한 자극을 준다.
그렇게 안병광 님의 역사 <마침내 미술관>에서 찾아낸 나의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ㅎㅎ
(2020. 07.28)
** 브런치에 입성하기 전인 1년 전 오늘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이 ‘추억의 사진’으로 알림이 뜨네요.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로워 여기에 올립니다.
작년은 올해처럼 폭염이 아니었던지라 여기저기 다녔었는데.. 근래는 꼼짝도 못 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코비드는 신종이 나타나 더욱 악화되고 있고.. ㅠㅠ
그래도 이렇게 추억을 나눌 공간이 있고~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공감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위로를 느낍니다.^^
내년 이맘때 꺼내볼 오늘의 이야기는 어떻게 다가올지.. 부디 ‘코비드’가 과거의 단어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