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여성 세계사’를 읽다가..
“중국 도시의 넘치는 활력과 다채로움은 국가의 번영을 낳았다. 그러나 지배자의 관심은 늘 권력을 향하는 법이다. 지배자들이 만든 법체계는 개인의 보호보다 국가 질서의 유지를 우선했다. 따라서 중국의 도시들은 그리스나 로마의 도시와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중국 도시는 백성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한 목적을 띠었다. 길과 집과 광장은 정방형의 시스템으로 배열되었고 각 구역은 두터운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덕분에 낮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서로 만난다고 해도 밤이 되면 모두가 자기 구역으로 되돌아갔다. 수공업자, 상인, 중국인, 유대인, 아랍인이 각자 자기 구역에서 살았다, 해가 지면 성문이 닫혔고, 그 시간 후에도 자기 구역 밖을 어슬렁거릴 때는 엄한 벌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게 막았다. 이러쿵저러쿵 정책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아예 모일 기회를 박탈하려는 것이었다.”
<처음 읽는 여성 세계사> 중 169쪽
독일 역사학자 게르스틴 뤼커, 우테 샌델의 <처음 읽는 여성 세계사>를 읽고 있는 중이다.
7세기 말에서 8세기 초 번영을 누렸던 당나라 시대 도시의 모습과 정치를 묘사한 이 대목을 읽다가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었다.
21세기의 지금과 별로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코로나 팬데믹은 그에 더욱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고.. ㅠㅠ
‘감시하는 자’와 ‘감시받는 자’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지배자의 관심이 ‘권력’이냐 ‘민생’이냐를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 것인가?
저들의 입술로? 잘 짜인 영상으로? 초월적 직관으로?
당시 유일한 여자 황제 ‘무측천’의 일화와 함께 돌아보는 정치 역사의 행태가 어쩜 이리도 낯설지 않은지..
이러한 내 심정을 전하고자 책 읽다 말고 밑도 끝도 없이 끄적거려보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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