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체험 프로젝트

뇌의 근력 높이기

by 아이얼
사람의 뇌와 인공지능을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


오늘 중앙일보에 실린 글 제목이다.

내용을 읽다 보니 섬찟하다.

문득 수년 전에 이런 뇌 기능의 인공적 훈련 과정을 상상하여 써 내려간 꽁트가 생각났다.

사전 자료 탐구나 전문적 지식 없이 편하게 쓴 글이라 부끄럽긴 하지만...

찾아 옮겨 보기로 한다.

당시엔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을 먼저 상상했던 것 같다.

다음엔 순기능을 상상한 글을 한번 써봐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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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체험 프로젝트


가슴이 너무 아프다.

사랑하는 딸 윤희가 내 곁에 없다니.. 아니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니...

가슴이 뜯겨 나가는 듯 통증이 사라지질 않는다.

외부 충격에 의해 파손된 것이 아닌데 내 몸 전체를 가득 채운 슬픔이 가슴을 이리 줄창 후벼 팔 줄 예전엔 미쳐 몰랐다.
그냥 숨을 쉬고 움직이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

이렇게 아픈 가슴을 움켜쥐고 있다 생명줄이 끊어지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까...


문득 자살을 떠올려본다.

이전엔 완강히 부인하고 저주했던 짓거리였다. 이 세상에 그보다 더한 고통도 있는데..

그거 하나 못 견디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니..

이해하고 싶지도, 용납될 수도 없는 사회악적 행태였다.
그러나...

이 세상엔 내가 가보지 않은 길, 해보지 않은 일, 당해보지 않은 사건들이 무궁무진하다.

감히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그 누구도 왈가왈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었다. 한시라도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딸이 왜 죽은 것인지, 남아있는 가족들을 어찌 처리해야 하는지, 지금 내가 취할 최선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았다.
딸은 이미 죽었고,
지금 아프고,
세상은 없어져 버린다!


더 이상 따질 것이 없다.
이것이 바로 지금 그녀가 생각하는 세상의 의미다.
이제
모든 것이
. . .



이제 그녀는 <가상현실 체험 프로젝트 1차>를 마쳤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서 이빨에 씌우는 보호 장치를 꼈음에도 불구하고 혀가 얼얼하다.

체험 실습하는 동안 얼마나 무시무시한 용트림을 했는지 짐작하게 하는 몸의 흔적이다.

체험실 밖으로 나와 떨리는 손으로 목걸이를 만졌다.
"삑~ 삑~"

한참 동안이나 무응답이다. 심장이 또다시 조여들고 고통스럽다.


"여보세요~ 엄마? 무슨 일 있어?"
이제 막 잠에서 깬 듯 쉰 목소리가 반짝이는 목걸이를 타고 들어와 귀엣말을 한다.


'아~ 우리 윤희 안 죽었구나! 살아 있구나...'
비로소 안도하지만 심장의 고통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가상현실이었지만 너무도 생생하여 가슴에 생채기가 난 것이리라.


"윤희야~ 오늘 출퇴근 길 조심해라~"
"왜요? 엄마 꿈꿨어? 요즘 치료받으시느라 피곤해서 악몽에 시달리셨나 보다~ "


딸의 경쾌한 하이톤의 음성을 듣자 그녀의 눈가가 촉촉해진다.
사랑하는 윤희가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
그래서 그 음성을 듣고, 모습을 볼 수 있고, 만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격하며 온 몸이 찌릿찌릿해진다.


그녀는 이번의 <가상현실 체험 프로젝트>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을 것 같다.
비록 감사를 배우고 행복을 확인하는, 뇌를 훈련시키는 좋은 기회라 할지라도...
너무도 생생한 체험에 처절한 비통의 나락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하루 온종일 가슴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한다.

처절한 비통의 체험은 한 번으로 족하다.

그것이 가상이든, 현실이든...

이번 <가상현실 체험>의 고통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그녀는 일정 기간 동안 또 다른 병원을 찾아가 행복을 실습하는 회복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앞으로도 한 10년은 이렇게 계속 체험실을 오가며 뇌의 근력을 높여가야 한다는 장박사의 처방을 이대로 믿고 따라 해도 될까?
그러다 20년 전 바꾼 심장을 또 한 번 리뉴얼해야 된다면?
정말 끔찍한 수술인데...
그녀의 가슴이 또다시 조여들고 있다.
(2015. 3. 18)



[중앙일보] [트랜D]사람의 뇌와 인공지능을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 - 중앙일보 https://mnews.joins.com/article/2389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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