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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눈 Jul 18. 2022

과학 수업은 어떠해야 하는가?

지난 토요일 28명의 과학 선생님들과 과학 교육과정의 설계에 관한 연수가 있었다.

생물교육학을 전공하시는 교수님을 모시고 진행한 연수였는데, 과학 교과 교수님과의 연수는 흔한 일이 아니라 기대가 높았다.

교수님의 연수 내용은 기존 연수들과는 달라 신선했고, 또한 과학 교사로서 생각해 볼거리들을 주신 것도 참 의미 있었다.


그 중 교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생각 거리들을 정리해본다.


#1  왜 과학을 가르치는가?


얼마나 무거운 질문인지..

교육과정에 표현된 과학과의 목표를 나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고력, 올바른 의사결정, 과학 기술의 발달 등 각자가 생각했던 표면적인 이유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과학을 통해 그러한 것을 배우게 되는가를 생각해보면 과학을 가르치는 이유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예전부터 답을 찾아 헤매던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본질을 생각하면서부터 내 수업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제는 답이 있다는 생각보다 답을 고민하는 시간 자체가 의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수에 오신 많은 선생님들이 잠깐이나마 이런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 참 감사하게 느껴졌다.



#2 과학 시간은 학생들을 신뢰롭지 못하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 같다.


교과서에 제시된 실험들은 실제 이론적인 값처럼 실험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교과서에 제시된 이론 대로, 저명한 과학자가 밝혀낸 대로, 보이는 척, 들리는 척해야 시험 점수를 잘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 이익을 본다고 배우고 있지는 않을까?

학생들이 자신이 실험한 데이터에 근거해서 실험한 그대로 설명하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것이 현대 과학 이론과 다를지라도.

학생들에게 남의 말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우리는 교과서에 제시된 이론의 틀에 갇혀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아닐까?

실험 결과가 안 나와도 된다. 그 과정을 경험하면 되는 것이다. 과학은 다 실패한다. 그 실패를 극복할 수 있게 가르쳐주면 된다.

'나의 기준에는 이런 것이니 이것이 맞는 것 같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과학이다.


#3 교사가 좀 불친절하게 제시해도 학생들이 잘할 수 있다.


교사가 하나에서 열까지 다 알려주려고 하지 마라는 말씀이셨다.

특히 탐구에서 그렇게 되면 정말 요리책을 따라 하는 것 같은 실험이 되어 버린다.

학생들이 귀납적으로 경험해보고 그로부터 의미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번 시도하면 된다. 능력의 차이는 시간을 적게 쓰느냐, 길게 쓰느냐의 차이이다. 시간을 길게 준다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성취할 수 있다.

하지만 수업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우리로서는 이게 참 어려운 말이다. 늘 이렇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한 학기에 한 번 정도라도 학생들이 천천히 시도해 볼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수능(평가), 프로그램 부족, 실험 기자재 부족, 교수 습관, 실패에 대한 불안감, 진도, 학생 수, 미성숙, 개인차 등 참으로 다양한 이유로 학교 현장에서는 탐구 중심의 수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과학 수업은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은 채 지식의 '전달'만 이루어지는 수업은 한계가 있다. 내 교과 수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교사의 수업은 많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분명 달라질 것이다. 올바른 교육의 방향을 찾아갈 것이다.





(사진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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