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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눈 Mar 10. 2022

720번의 연습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겠다.

오랜만에 두 아이들과 온전하게 보내는 휴일이다.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둘째가 오래전부터 졸랐던 두 발 자전거 연습하기가 떠올랐다.

“날씨도 좋은데 우리 오늘 자전거 보조바퀴 떼고 연습할까?”

아이들은 기대감에 오랫동안 타지 않아 먼지가 앉은 자전거를 신나게 닦았다.

걱정과 기대가 섞인 마음으로 집 앞 자전거 가게에 가서 보조바퀴를 떼고 킥스탠드를 달았다.


나라면 약간 무서웠을 것 같은데 아이들은 설레며 기대하는 모습이다.

신나는 얼굴로 연습을 시작한 지 십 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둘째 정이는 성공!

이게 이렇게 쉬운 거였나?

티브이에서 보던, 부모가 아이의 자전거 연습을 도와주며 감격스러워하는 그런 순간은 생길 새도 없었다.


그런데 첫째 현이는 될듯하면서도 계속 실패했다. 키가 너무 자라 자전거가 작은가 싶기도 했다. 그래서 다시 가서 안장도 높였다.

한쪽 발로 바퀴를 구른 후 다음 발이 페달을 잘 찾지 못했다. 그래서 5초도 안되어 정지. 다시 한쪽 발로 페달을 구르고 다음 발을 채 올리기 전에 정지.

결국 현이는 오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건 한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수없이 연습하는 모습이었다.

  만에 성공한 동생이 부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했을 것이다. 짜증 부리며  한다고  법도 했다.  시간 넘는 동안 옆에서 보는 내가 지칠 정도였는데 현이는 지치지 않았다.

결국 내가 먼저 ‘오늘은 그만하자 했다. 현이는 동생은 성공했는데 자긴 못할  없다고  연습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10분을  했다.

자긴  안되냐며 낙담하는 현이에게 이틀 쉬고 토요일에 연습하면 금방  거라고 위로했다. 토요일 현이 생일에 성공하면  기쁠 거라고 달래어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한번 시도하는데 약 4~5초 걸렸으니 5초라고 해도 1분에 12번, 한 시간이면 720번이다.

똑같은 행동을 720번을 반복하는 끈기와 집념이 나한텐 있을까?

문득 지금 내가 실패하고 있는 많은 과제들을 몇 번의 도전만으로 쉽게 포기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부끄러워졌다.

다시! 도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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