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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의 눈 Oct 02. 2022

구글에 가면 묘지가 있다.

실패를 '잘'하는 방법

혁신의 대명사 Google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작게는 구글 검색엔진 개선부터, 휴머노이드 개발, 배달용 드론 개발, 슈퍼 증강현실, 연을 띄워서 풍력발전 그리고 인간 수명을 250살까지 연장하는 프로젝트까지.. 기상천외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구글의 행보를 보고 있으면 미래의 방향성은 구글과 같은 대기업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구글도 실패를 한다면 믿어질까? 그것도 많이, 자주 한다면? 구글에 가면 실패한 프로젝트를 모아놓은 묘지가 하나 있다. 바로 "google cemetery"이다. 


 아래 사이트에는 구글이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실패한 프로젝트 166개를 전시해 놓았는데, 이를 확인하면 구글의 프로젝트 성공률이 고작 50% 수준이며, 프로젝트들의 평균 수명도 고작 4년 1개월에 불과하다고 한다.


https://gcemetery.co/


왜 하필 묘지일까?

 Google이 실패한 서비스를 묘지라고 이름을 붙인 데에는 단순한 메타포는 아님을 조직 문화를 통해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구글이 실패를 대처하는 과정 즉, 구글의 묘지에 비석을 세우기까지의 단계에서 찾을 수 있다. 실패한 프로젝트를 시체처럼 해부하여 원인을 반드시 파악하고, 기록, 분석, 향후 대책을 수립까지 하고 난 뒤에야 프로젝트를 비석을 세워 보내준다. 이 과정을 알기 전까지는 실리콘밸리 개발자 유머인 줄 알았다.


 이러한 프로젝트 복기 과정은 단순히 실패 책임을 묻기 위해서가 아니다. 조직 전체에 실패 내용을 공유하기 위함인데, 이러한 모습은 구글이 실패 데이터도 회사의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구글은 이러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합당한 이유로 실패한 것을 입증하면 CEO의 포옹(?)과 함께 성과급, 휴가 등 보상을 준다고 한다. 

출처: Brandwatch, "What Google My Business Means for Your Brand: 6 Key Changes"
구글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우리

 물론 구글은 실패해도 구글이다. 이는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필자는 구글을 보며 '구글도 저렇게나 실패를 많이 하는데, 고작 내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생각 자체가 오만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실패한다. 돈, 인력, 시간, 네트워크 등 부족한 것은 많고 아이디어가 틀렸을 수도 시장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다양한 요소가 모이고 맞물려서 성공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는 사소한 것 하나의 부재가 실패로 연결된다는 의미이기도 한다. 어쩌면 실패가 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않을까?


 그렇지만 실패는 아프고, 두렵다. 구글은 실패해도 구글이지만 우리는 경우에 따라 실패한 이후에 삶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이다.


못 먹어도 고?

 어떠한 실패에서도 배울 수만 있다면 좋은 실패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실패의 가능성이 훨씬 높은 상황에서 지속하는 것은 낙천주의일 뿐이다. 따라서 실패할 수도 있는 위험요인은 무엇인지, 그럼에도 도전할만한 가치는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정량적 지표를 설정하고 계속해서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리스크 관리 없는 도전은 '도전'이라기보다는 현실 도피에 가깝다. 


 리스크 관리 없이 프로젝트를 지속하며, '실패해도 괜찮아'를 외치는 프로젝트는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어!'라고 마무리되기 쉽다. 면밀히 따지고 보면 하지 말았어야 하는 실패기 때문에 좋은 경험도 아닐 확률이 높다. 

다시 생각해보니, 곽철용 씨는 리스크 관리에 탁월했다.
 실패에서 배울 수만 있다면...

 리스크 관리를 했음에도 우리는 실패할 것이다.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높은 확률로 구글보다는 많이 실패할 것이다. 실패한 이후에 배울 수 있다면 그것을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구글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우리는, 실패한 이후에는 구글보다 실패를 덮어둔다. 앞서 말했듯이 구글은 정말 시체를 해부하듯이 실패를 파헤치고 실패 원인을 분석한다. 즉,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다. 실패한 우리는 스트레스받거나, 다음 프로젝트를 위해서, 부끄러워서 등 다양한 이유로 실패를 덮어둔다. 우리가 진정으로 취해야 할 자세는 구글처럼 실패를 뜯어보는 것이다. 실패 속에서도 잘한 점이 있다면, 다음에도 반복해야 할 부분이 될 것이며, 실수가 있었다면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 뒤에 나만의 묘지를 만들어 보내주자. 프로젝트의 끝은 실패가 아니라, 회고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요약
1. 구글도 실패를 많이 한다.
2. 우리는 구글보다 실패를 많이 할 것이다.
3. 실패를 '잘' 하려면 리스크를 관리하고, 복기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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