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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의 눈 Nov 20. 2022

당근 마켓 신기능이 말해주는,
앞으로의 당근

거래 희망 장소를 표시하게 만든 의도가 뭘까?

 당근 마켓 중고 판매 게시글에서 '거래 희망 장소'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출시가 되었다. 판매자가 거래를 희망하는 장소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인데, 백문이 불여일견,,! 바로 사용해보기로 했다.

출처: 당근 마켓



왜 생겼을까?

 인터뷰에 의하면, 김수지 당근 마켓 중고거래 서비스 기획자는 "중고거래 게시글을 접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이용자들이 거래 장소를 지도를 통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고자 거래 희망 장소 공유 기능을 도입했다"며 "향후 거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기존 서비스 흐름을 생각하면 확실히 게시글을 접하는 첫 단계에서 거래 장소를 알기 어렵기는 했다. 판매글에서는 대략적인 판매 위치가 '텍스트'로 표시되어 있을 뿐이고, 이 마저도 판매자가 선택적으로 기재하는 사항이다. 또 거래하기로 합의한 이후에는 채팅을 통해서 거래 장소를 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 역시도 텍스트로 이루어진다. 즉, 장소를 설명하기에는 부적절한 수단으로 장소에 관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좌) 거래 희망 장소 (우) 당근 지도(동네 생활)


 그래서인지 새로운 기능은 '구글 지도'를 채택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기존 서비스인 당근 지도에서 부동산, 아르바이트, 동네 생활 등에서는 '카카오 지도'가 이용되고 있었다. 두 지도 api의 차이는 여러 가지 있지만 당근 마켓에서 체감되는 차이는 '건물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 사진과 같이 3D로 건물 형태와 지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실제로 만나는 중고 거래에서 장소 혼돈을 최소화하기 위함인 것 같다. 사실 개발하다 보면 관성적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api를 사용하기 쉽다. 사용료도 한 곳에만 내는 편이 더 저렴하게 회사 간 딜(?)을 노려볼 수도 있다는 점도 합리적이다. 그런 면에서 당근 마켓 팀의 매우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거래 장소 공유 기능은 사실 채팅창에 존재하고 있었다. 장소 공유 기능으로 채팅을 통해 거래하기로 했다면 장소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필자가 데이터를 확인해볼 수는 없지만, 이 기능의 노출수 대비 클릭률이 저조한 데이터가 나왔던 건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여담으로 채팅을 통한 장소 공유는 네이버 지도 api를 사용하고 있는데 도저히 3사 api를 모두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테스트 중인 것일 수도 있으니 이는 계속 확인해보려고 한다...

채팅 시에 장소 공유 기능이 있기는 하다.

의도가 뭐야?

 앞서 말했던 거처럼 아주(?) 새로운 기능은 아니다. 중고 거래 게시글에만 없었을 뿐 아르바이트, 부동산 직거래 등에는 지도가 빈번히 사용되어 왔으며, 중고 거래 시에도 채팅을 통해서는 장소는 공유할 수 있었다. 기존 채팅 기능에서 장소 공유가 잘 사용되지 않았다면 없애면 그만인데, 그럼에도 없애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개선했다는 것은 이 기능이 조금 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사실 지금의 당근 마켓의 중고거래는 이웃이라기에 넓은 지역을 포용하고 있다. "당신 근처의 당근 마켓"이라는 슬로건은 차로 내 근처를 말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물론 이웃 간의 거래도 할 수도 있지만 지금껏 당근이 정의해주는 이웃 중에는 '이웃'이 아닌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거래 희망 장소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더 좁은 지역 기반의 당근 마켓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모두 집, 직장, 학교, 연인의 동네 등 다양한 활동 반경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 양상에 의해 같은 물건을 여러 지역에 판매 게시글을 올리기도 한다. 이는 구매자에게도 적용되는 생활상이기 때문에 거래 장소는 매우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당근 마켓이다. 즉,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거래 장소를 확신하기 어렵다. 반면에 기존(업데이트 전) 중고 판매 게시글에 포함되던 정보인 가격, 제품 등은 모두 고정적인 것을 떠올릴 수 있다.


 이러한 당근 마켓이 거래 희망 장소 기능을 부각한 것은 '거래 장소'도 고정적인 데이터가 될 만큼의 동네 거래를 지향하기 위함이라고 추측된다. 당근 마켓은 더 좁은 이웃 간의 관계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지 않을까?


요약
1. 당근 마켓 중고 판매글에 '거래 희망 장소'를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2. 기존 채팅에 있는 기능인 점과 기존 중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양상을 고려했을 때 굳이 추가할 만한 기능인가?
3. 그럼에도 부각한 것을 고려하면, 당근 마켓이 더 작은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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