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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의 눈 Feb 22. 2023

챗GPT가 우리에게 남겨준 숙제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인간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도구'를 누군가 나에게 3가지를 뽑으라고 한다면, 칼, 책, 그리고 챗gpt라고 생각한다. 사냥과 전쟁이 역사를 채우던 시절의 칼은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계급에 따라 더 견고하고 날카로운 '좋은' 칼을 사용할 수 있었다. 책의 경우 과거에는 계급이 높은 소수의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었지만 시대가 흐름에 따라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알 수 있는 것은 과거에는 좋은 칼과 책에 대한 접근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계급이 나뉘었다면, 오늘날에는 접근 가능성은 높지만 '활용 방식'으로 인해 다른 성과를 내게 되어 능력의 수준이 나뉘었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지식이나 도구에 접근 기회는 많이 균등해졌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개인의 성공이나 동등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에 등장한 챗gpt도 모두에게 공개가 되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이 역시도 동등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과거 역사로부터 우리는 알 수 있다. 칼과 책 다음에 등장한 챗gpt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를 위해서 과거 칼과 책 이야기부터 해볼 필요가 있다.

위 내용을 표로 만들어봤다.
모두가 가질 수 없었던 칼과 책

 과거에 칼은 모두가 가질 수 있었지만, '좋은' 칼에 대한 접근성은 매우 낮았다. 일부 높은 계급의 사람들이 좋은 무기를 만들 수 있었고, 더 강한 국가에서 좋은 무기를 만들고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럼에도 '칼' 자체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연마하는 것도 중요했다. 우리가 사극에서 활을 쏘는 연습과 무술을 배우는 왕자를 쉽게 접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칼을 단순히 소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면 책은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글자를 익혀야 한다는 점과 인쇄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2가지 이유로 과거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상위 계급의 의도적인 차단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식에 대한 접근이 소수의 높은 계급들만이 가능했는데,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칼에 비해서는 책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오늘날에는 인쇄술과 인터넷의 출현으로 책과 기타 형태의 정보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지식에 대한 접근 기회가 크게 평등해졌지만, 단순히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모든 개인의 성공이나 동등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쉬운 접근이 정보나 책의 가치가 낮아 보이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과거의 칼처럼, 정보의 소유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어떻게 책을 읽을지, 어떻게 정보를 활용할 것인지 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바뀌지 않은 사실이 있다면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은 접근성과 상관없이 항상 중요했다는 것이다. 검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책을 효과적으로 읽고, 얻은 지식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은 항상 중요했다. 과거 상위 계급들이 칼과 책 같은 도구는 권력으로 소유했었지만,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을 갈고닦는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이 여기서 탄생하지 않았을까?


모두에게 주어진 ChatGPT

 사실 기술의 방향성을 논하기에는 필자는 부족해서 어떠한 방향성으로 기술이 발전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 새로운 도구의 출현했을 때를 고려했을 때 챗GPT가 우리에게 던져준 숙제는 비교적 명확하다. 바로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이다.


 접근성이 높은 챗GPT는 누구에게나 방대한 양의 정보와 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뿐만 아니라 업무에도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본 글에 첨부된 사진처럼 간단한 표를 만들 수도 있고, 코드를 짜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한 가지 도움을 못 받는 것은 질문하는 것이다. 질문까지는 챗GPT가 대신해 줄 수 없다. 


'만능 프롬프트'라는 좋은 질문 양식도 있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필요한 것을 고민하고, 챗GPT에게 질문을 '잘'해야 하는 세상이 올 것 같다. 책처럼 챗GPT는 모두가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는 너무 쉬운 접근성으로 인해 챗GPT의 가치를 낮게 느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챗GPT 기술 자체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챗GPT가 우리에게 남겨준 숙제인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은 ChatGPT가 없어지더라도, 구글이나 아마존에서 만들 AI 혹은 다른 신생 기업이 만들 AI에서 반드시 요구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챗GPT가 우리에게 남겨준 숙제인 것이다. 어떻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요약
1. 과거 칼과 책은 상위 계급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인들의 접근조차 어려웠다.
2. 그럼에도 칼과 책과 같은 도구를 활용하는 능력은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항상 중요했다.
3.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챗gpt에게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이 앞으로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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