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왜 함께 켜기 기능을 도입했을까?
최근 토스에서 '친구와 함께 켜기'라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 기능을 켜두면 주위에 토스를 켠 사람이 있을 때 블루투스로 인식하여 포인트(10원)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재밌는 것은 단순히 친구와 같이 토스를 킬 때뿐만 아니라 주위에 토스를 켠 사람이 있다고 알려주기도 한다는 점이다. 덕분에(?)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 토스를 켰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 친구와 함께 어플에 접속해서 혜택을 주었던 어플이 있었을까? 그나마 게임 서비스의 경우에는 친구와 접속하기 등의 이벤트는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는데, 모바일 게임이라 할지라도 블루투스로 물리적으로 함께 켰는지 확인하는 이벤트는 하지 않는다. 기존 함께 접속하기 이벤트와 달리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한 토스의 동시 접속 확인은 물리적으로 근거리에서 접속하는 모습을 의도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 토스는 왜 이러한 기능(이벤트)을 추가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누군가 토스를 켠다는 불확실성과 함께 토스를 켠다는 확실성, 2가지 Use case를 목표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토스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불) 확실성에서 오는 기쁨
토스에서 최근 쓴 책 유난한 도전에 따르면, 전 토스 PO인 정승진 씨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요소를 찾아 헤맸다고 한다. 그의 지속된 고민과 관찰은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다단계, 도박 등의 법적인 제약이 있어도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서 사라지지 않는 것들까지도 관찰하기에 이르렀고, 이러한 고찰의 끝에는 도달한 결론은 확정적이지 않은 보상이 사람들을 끌어당긴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속사정을 듣고 보면 토스 곳곳에는 확정적이지 않은 보상이 잔뜩 숨겨져 있다. 퀴즈를 맞히거나 오늘 운세에 따라 몇 원에서 몇백 원을 주기도 하고, 최근에는 모임 통장을 개설하면 최대 만원까지 제공하기도 한다. 즉 명확한 보상보다 불확실한 보상에 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반응했고, 요즘 토스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걸로 보아서 여전히 좋은 데이터로 결과를 보이고 있음에 틀림없다. (토스는 그런 팀이니까)
길을 걷거나, 식당, 지하철 등의 장소에서 토스를 하고 있는 사람을 마주한다는 것은 불확실한 요소이다. 언제, 어디서 마주칠지 몰라서 긴장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휴대폰 화면을 보는 데 "주위 누군가 토스를 켰다"는 알림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확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음에 언제 또 나타날지 모르는 푸시 알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확정적이지 않은 보상으로 사람들을 토스 내부로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보상은 확정적이지만 언제 이벤트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통해 사람들을 이끈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재미있는 브런치 글을 하나 보았다. 아래 링크를 남길 테지만, 요약하자면 평일 점심시간에 서울시립미술관 앞에 사람들이 모여 토스를 키는 문화가 있다는 내용으로, 토스 함께 켜기 기능을 이용하여 앱테크를 하는 직장인들이 모인다는 것이다. 재밌는 현상이다.
https://brunch.co.kr/@springswim/71
무언가 함께할 때 우리는 정서적 공감을 얻어 안정감을 느끼고, 남들과 다른 것을 하는데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정답이 명확한 상황일지라도, 나를 제외한 모두가 오답을 고르면 마지못해 오답을 고른다는 사회 심리학 실험 이야기처럼 말이다. 바꾸어 말하면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집단에 속하려 하는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우리에게 함께한다는 확실성은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존재하는 함께하고자 하는 욕구를 건드린다. 이러한 무의식 중의 긍정적인 경험들은 장기적으로 토스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줄 것이다.
요약
1. 토스의 함께 켜기 기능은 왜 도입되었을까?
2. 언제 토스를 켠 사람을 마주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높은 리텐션을 기대.
3. 함께한다는 인간의 본능을 건드리는 긍정적인 고객 경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