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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의 눈 Feb 05. 2023

2년 연속 바디 프로필 찍은 썰(?)

바뀐 건 몸이 아니라 정신이었다.

 바디 프로필(Body profile)은 Body와 Profile이 합쳐진 합성어로, 최상의 신체 사진을 기념하여 모델처럼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 인스타그램에 바디프로필을 검색하면, 22년 12월 29일 기준으로 425만 건이 넘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최근 이러한 바디 프로필이 MZ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바디프로필은 본래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시는 분들의 전유물이었다가, 연예인을 출발로 일반인들에게도 퍼졌다고 한다. 글보다 사진과 영상으로 소통하는 오늘날, 어찌 보면 당연한 흐름인가도 생각된다. 바디 프로필은 흔히 2~4개월을 식단 조절과 고강도 운동을 병행하는 만큼 포기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힘들다고 이야기된다. 이러한 바디 프로필 관습(?)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고 비판을 받기도 하고,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22년도 여름만 해도 350만 건이었는데 새해라 그런지 관심이 뜨겁다.

 필자는 이러한 바디 프로필을 2번, 21년과 22년 연속해서 촬영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기운을 많이 받은 것을 한 번 더 느끼고 싶었던 이유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 글은 바디 프로필을 운동적 관점에서 리뷰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 과정 자체에서 경험한 것과 느낀 점을 공유하려고 한다. 


바뀐 건 몸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아무래도 시각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체감상 가장 큰 변화는 운동을 중심으로 재편된 라이프 스타일이다. 지금도 근력 운동은 여전히 하고 있기는 하지만 유산소 운동은 바디 프로필을 준비할 때만 했었다. 당시에 단기간에 체지방을 빼기 위해 낮에는 근력 운동을, 아침과 밤에는 유산소 운동을 따로 해주었는데, 자연스럽게 운동에 필요한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해야만 했다. 21년도에는 휴학 상태로 사무실을 출근하고 있었고, 22년도에는 재학 중인 상태로 바디 프로필을 준비했었다. 이러한 스케줄 때문에 출근이나 등교 전에 러닝을 40 분하였고, 일과를 마치고 나서는 근력 운동을, 오후 10시 이후에 한 번 더 40분 러닝을 하는 스케줄을 3달 소화하였다.


운동 전후 비교... 신기하긴 하다.

 이러한 이야기를 외부에 하면 '할 일할 시간이 부족하겠다', '어떻게 하루에 3번을 운동하느냐' 등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서 유튜브 시청 없이 잠에 들고, 아침에는 더 일찍 일어나며, 사실 일어나기 힘든 아침도 많았지만 아침 러닝 후에는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분명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에 정신이 정말 맑았던 것 같다. 물론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이러한 스케줄을 소화했는지 스스로도 신기하긴 하다.


 바디 프로필이 끝난 지금도 운동은 라이프 스타일의 중심이 되고 있다. 하루에 반드시 해야 하는 무언가(필자의 경우, 운동)가 있다는 것은 그 무언가가 중심이 되어 하루를 구성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침 6시에 눈을 뜨면 오늘 해야 할 일과 일정을 고민하고, 운동을 언제 할 것인지를 신중하게 정한다. 신중하게 정해진 운동 시간을 중심으로 다른 할 일들을 배치하게 되는데, 아침 직후와 운동 직후에 하기 싫은 일을 주로 배치하는 편이다. 하기 싫은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하루가 편하다는 생각에 아침 직후에 하기 싫은 일을 배치하는 편이고, 그럼에도 남은 하기 싫은 일은 운동이 끝난 뒤에 조금 더 개운한 정신 상태로 하기 싫은 일을 배치하여 하루를 구성한다.


열심히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바디 프로필을 2번 준비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말한 매일 하루 3번 운동하는 것은 확실히 열심히 운동했다는 증거가 된다. 하지만 이것이 좋은 몸(성과)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매일 열심히 운동한다는 사실이 좋은 몸을 갖게 되는 것과 완벽한 인과관계는 아니라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느냐이다.


 근력 운동을 하다 보면 '대충'하게 되는 순간들이 종종 찾아온다. 겉모습만 그럴듯한 운동 자세를 취하고 같은 동작을 의미 없이 반복하는 순간들이다. 운동에 정말 필요한 것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성이다. 내가 사용하고자 하는 근육의 움직임을 생각하면서, 양손에 힘은 균일하게 들어가는지, 무게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느끼면서 정성스럽게 운동 세트를 채워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더라도 운동을 하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정성스럽게 운동하자는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무겁다는 핑계로 겉모습만 그럴듯하게 운동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가 여전히 많다. 이런 운동들이 반복되는 것이 열심히'만' 하는 것이다. 집중하지 못하고 열심히만 하는 것은 나를 힘들게 하고, 시간은 시간대로 보내지만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것 같다.

끝없는 자기 타협과의 싸움..

 따라서 '열심히'는 중요하다기보다는 필수 소양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필수 소양인 '열심히'가 제 힘을 발휘하려면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깨달음은 삶의 다른 부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일의 경우, 이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왜 이 일을 하는지, 지금 하는 일이 고객이나 회사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용기가 있어야 한다. 여유와 용기라고 표현한 까닭은 종종 너무 좋은 성과를 내고 싶거나, 인생에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일인 경우에 조급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일일 수록 여유를 가지고 일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을 확보해야 하며, 시간이 촉박할수록 본질을 고민할 시간을 확보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경쟁 대상은 어제의 나뿐

 멋진 몸매를 가지기 위해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정성스럽게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고, 열심히 꾸준히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전자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멋진 몸매의 연예인들은 대부분 근육 모양과 골격이 예쁜 편이 많다. 이 부분은 타고나야 할 부분이지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복근이 식스팩인 사람이 아무리 노력하여도 에잇팩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운동을 하다 보면 내가 식스팩인지, 가슴 근육 모양이 어떤지, 골격은 예쁜지 저절로 알게 된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는 중요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예쁜 근육 모양과 골격 모양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사실에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다만 운동을 통해서 나의 근육 모양이 어떤지,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강점인지를 알았다면, 이를 보완해 나갈 수 있다. 한 때는 보완을 생각하기보다 유전자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 이러한 원망의 감정은 타인이 가지고 있는 것을 갖지 못한 데에 있어서 생긴 질투심이라고 생각되는데, 사실 타인과 나는 엄연히 독립적인 관계이다.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 타인에게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점 외에, 타인과 나의 성장은 거의 관계가 없다. 따라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것은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삶의 태도지 않을까? 


 현재 나의 상황을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보완해 나가는 삶의 태도를 받아들인다면 나의 경쟁사는 어제의 나뿐이게 된다. 또 이러한 사실을 진심으로 이해한다면 마음에 여유가 생겨 주위를 둘러볼 수 있게 된다. 한 때 어린 마음에 주위에 도움을 주는 것에 인색했던 시절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과거에 내가 아는 정보나 지식을 나누면 손해를 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은 안다. 내가 베풀면 누군가 나에게 도움을 주리라는 기대를 한다는 것보다는, 내가 아는 정보나 지식을 빨리 나누어야 그에 대한 타인의 견해를 들을 수 있고, 그제야 비로소 나에게 더 가치 있는 지식이 된다.

인스타 사진으로 하니 덜 부끄럽다.
그래서 운동하라고?

 운동을 추천하기보다는 하루의 일정 시간은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한다. 본 글이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생각들이기는 하지만, 운동을 했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운동은 생각을 정리하게 된 수단이었을 뿐 그 목적은 스스로를 이해함에 있다. 필자에게는 운동이었지만 누군가는 요리, 명상, 걷기 등 다양한 활동을 수단 삼아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반드시 운동이 아니더라도. 


요약
1. 바디 프로필을 2번 찍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느낀 점이 많다.
2. 하루의 중심이 되어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 일을 중심으로 라이프 스타일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3. 열심히 하는 것보다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정성스럽게 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4.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하며,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다.
5. 운동은 자신을 이해하는 목적을 위한 여러가지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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