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란,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Meta)와 우주, 경험, 세계라는 의미의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기존에 사용되던 가상공간보다 조금 더 폭넓고 다양한 의미로 활용되고 있다. 인터넷 다음의 무언가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메타버스에 대한 책을 읽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그야말로 메타버스 세계로 빠져드는 것만 같다. 시공간을 초월한 가상공간 내의 활동...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현재 우리는 메타버스를 체감하기 힘들다. 그나마 메타버스라고 불리는 시제품들을 보면 "기존 기술들을 조합시켜 놓은 말장난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내 생각에 이러한 현상은 기술이 이야기하는 비전과 소비자가 체감을 할 수 있는 경험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듯하다. 기업들이 이야기하는 비전에 비해 제품이 드라마틱하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메타버스는 소비자에게 있어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다를 바가 없다. 언젠간 실현되겠거니 싶지만, 체감은 되지도 않고 관심도 가지 않는...
출처: https://www.gather.town/
기술은 원래 그래 왔다. 우리가 관심이 없었을 뿐...
필자는 처음 스마트폰을 접한 날을 똑똑히 기억한다. 당시의 필자는 당연히 2g 폴더폰을 쓰고 있었고, 부모님의 스마트폰을 체험을 해본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린 나이였지만, 정말 쓸모없다고 느꼈다. 정말 느린 속도에 좁쌀만 한 크기의 쿼티 키보드가 작은 휴대폰에 빼곡히 들어가 있었고, 어중간하게 윈도우 바탕화면을 구현하고 있었다. 터치하는 방향으로 굴러가는 마우스 화살표를 보면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어찌어찌 네이버에 접속해봐야, 모바일 UI를 지원하고 있지도 않는 터라 화면이 다 깨진 네이버에서 끙끙대며 검색을 시도했던 기억이 난다.
출처: 김민수 기자, "한눈에 보는 스마트폰의 진화... 사이먼부터 갤럭시 폴드까지", CBS 노컷 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524093
당시 든 생각은 이것으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생각뿐이었다. 이걸 왜 써야 하고, 이거를 쓸 바에는 컴퓨터를 켜고 말겠다는 말을 늘어놓았었다. 그런 나에게 부모님은 앞으로 이것으로 걸어 다니며 컴퓨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말도 안돼!
15여 년이 흐른 지금 최초의 스마트폰은 아이폰이라고 기억될 만큼 초창기 스마트폰들은 우리 기억에 지워졌다. 아마, 초창기 스마트폰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서 1세대 스마트폰이 아이폰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 지금의 메타버스에 대부분이 무관심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들을 중심으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타당할까? 사진 속의 제품들은 모두 명백히 이동식 컴퓨터, 스마트폰 등과 같은 비전을 세상에 던지며 출시했던 제품들이다. 위 제품들을 중심으로 미래를 그렸다면 당시에 스마트폰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을까?
SM의 에스파(aespa)는 왜 가상 세계를 외쳤을까?
SM 소속의 에스파 걸그룹은 가상 인물의 멤버를 도입하며 2020년도에 데뷔했다. 글 작성일 기준으로 2년 전이다. 대기업들의 메타버스, NFT 사업 등의 진출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가 없다. 이미 세상의 흐름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느껴진다. 마치 초기 스마트폰들이 투박하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출시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미 SM, JYP, 메타(구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엔씨소프트 등 우리가 아는 모든 대기업들이 메타버스에 뛰어든 것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일이다.
출처: 김효정 기자, "현실과 가상의 공존 SM 걸그룹 '에스파'...",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01117062700005
확실히 거의 모든 대기업에서 관심을 가지고 한 사업에 뛰어드는 일은 드문 일이고 긍정적인 일이다. 기본적으로 대기업에서 구체화할 수 없고 허황된 아이템 시장 진출이 이사회에서 통과될 일도 없기 때문이다. 에스파 그룹의 데뷔년도가 20년도인 점만 고려해보아도 우리가 메타버스를 체감하기 훨씬 오래전에 기획되고 진행되는 사업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래서 메타버스가 뭔데?
무언가를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물리적인 제품이 아닌 경우에는 더욱이 어렵다. 잠시 인터넷의 정의나 전기의 정의 등을 생각해보자..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든다. 늘 상 사용하는 것임에도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 다만, 무언가를 정의하고자 할 때 그 반대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메타버스의 반대되는 정의는 아마 현실 세계일 것이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를 짐작하자면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는 공간으로, 현실의 나와 다른 페르소나를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고, 시간적 공간적 제약 없는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상상된다.
메타버스를 무조건적으로 신봉하자는 목적으로 써진 글은 아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무조건적으로 미래라고 신봉하는 태도도 위험하지만, 무조건 외면하는 것도 썩 좋은 태도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생각을 이리저리 적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에서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같이 세상의 흐름을 지켜보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생각만 해도 두근거린다.
요약
1. 메타버스가 제시하는 비전에 비해 시장의 제품들이 못따라가고 있다. 2. 하지만 기술은 늘 그렇게 발전해왔다. 스마트폰처럼 3. 그렇다면 시중의 제품을 기준으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타당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