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폐 끼치지 마라" vs
"도움을 요청하라"

by eyewisdom

스스로 해결하려는 아이가 되는 법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해야지"

"남들에게 폐 끼치지 말아라"


어릴적 부모님으로부터 들었던 이 말에는 아마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말고, 어디서든 스스로 잘 살아남길 바라는 우려와 걱정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왠만한 일은 혼자 해결하려 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건 괜히 미안했고,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건 민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회사 생활을 시작하고 나면

혼자 해결하려던 우리의 방식이 오해려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든다는 걸 천천히 깨닫게 된다.


혼자서 다 하려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고독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모르는 영역이 있고, 해보지 않은 업무도 있고,

혼자서는 답이 안 나오는 지점이 분명 발생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버릇처럼 이렇게 생각한다.

"이건 내가 알아서 해야지."

"도와달라 그러면 민폐지."

"내가 못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하지만 혼자서 끙끙대는 동안 업무는 더 꼬이고, 시간은 흐르고, 스트레스는 쌓여간다.

(사실, 회사짬이 얼만데...? 라는 주변 사람들의 웃어넘기며 내뱉는 별말 아니었던 그 말이, 문제를 부둥켜안고 혼자 동굴속으로 들어가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일을 잘 못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건 오히려 혼자 버티다 늦어진 나 자신이 되고 만다.

도움을 요청한 적 없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그의 어려움을 모른다.

그러니 그 고독은 점점 더 깊어질 수 밖에..




'폐'와 '요청'은 다른 개념이다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이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는 일처럼 느껴질 때가 많지만

사실 두 행동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폐를 끼치는 것은,

상대가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떠넘기는 것

미리 말하지 않아 갑작스런 책임을 지게 만드는 것

내 역할을 회피한 채 남에게 대신해 달라고 하는 것

반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상황을 투명하고 공유하고

필요한 부분만 정중하게 부탁하며

해결을 위한 책임을 함께 나누는 것


이 두 행동은 관계의 태도를 결정할 만큼 차이가 크다.

도움 요청은 '민폐'가 아니라 조직에 팀워크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사람이 오히려 더 신뢰 받는다


예전에 일 잘하는 선배들을 유심히 살펴보며 발견했던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어려움이 생기면 빠르게 상황을 공유하고, 방법을 함께 찾고, 필요한 순간 적절히 도움을 요청했다.

그 모습이

내게 주어진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정 자체를 믿고 함께 가보자는 의지로 보였다.

게다가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사람은 반대로 남이 도움을 요청할 때도 열린 마음으로 나아간다.

또한 '주고받는 관계' 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에 협업의 흐름도 훨씬 더 유연해진다.

어쩌면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는 업무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직장인의 역량인지 모른다.


전문성은 혼자 해결하는 데 있지 않다.


전문가는 모든 걸 혼자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고 있으며, 어디에서 도움을 받으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오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전문성은 '완벽함'이 아니라 자원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감각인 것이다.

그럼 도움은 어떻게 요청해야 할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기술


그저 "이것 좀 해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먼저, 상황을 명확히 공유한다.

"이 부분에서 막혀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어요"

"이 프로세스는 경험이 부족해서 조언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할수록 상대는 더 쉽게 도울수 있다.


부탁의 범위를 좁힌다.

"전부 다 도와달라"가 아니라

"이 부분만 도와줄 수 있을까" 라는 식으로

명확한 요청은 상대가 느끼는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함께 진다.

도움을 받는다고 해서 책임을 넘기는 것은 아니니 주도권은 여전히 나에게 있다.

그 태도는 도움을 준 사람에게도 신뢰를 남긴다.




진짜 민폐는 요청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역설적이지만, 회사에서 가장 큰 민폐는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것' 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혼자 끌어안고 있다가 일을 크게 지연시키는 것,

혼자 판단하다 중요한 결정을 틀리는 것,

혼자 책임지려다 팀 전체가 흔들리는 것.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상황들이다.


조직은 '각자도생'이 아니라 '협업'을 전제로 만든 구조이지 않나.

적절한 순간에 요청하는 것은 배려이자 책임이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일 수 있다.


폐 끼치지 말라던 말, 조금 다르게 이해하자


부모님이 말하던 "폐 끼치지 마라" 라는 말

혹시 이런 뜻은 아니었을까?

"다른 사람에게 무거운 짐을 떠넘기지 마라. 하지만 너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


우린 이제 그 말을 조직의 언어로

직역이 아닌 의역해보자.


무책임하게 떠넘기지 않는 것,

상대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요청하는 것,

주고받는 관계의 균형을 지키는 것.

한마디로 성숙하게 도움을 요청하자 라는 의미일 것이다.


도움요청은 나의 부족함을 인정한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을 택한다는 것. 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가장 솔직한 용기이다.


그때의 내가 부족했던 그 용기를 당신은 꼭 뿜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