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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Jan 16. 2023

101번째 브런치 글

사실 글쓰기가 전혀 문외한인 내가 작년 겨울초입부터 어찌어찌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6개월만에 글을 100개나 올리게 되었다글 제목들을 돌아보며 내심 대견하기도 하고 이번 글에는 새로이 브런치를 접하는 후학들에게 무언가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무감에 101번째라는 순서 앞에 글제목을 잠시 생각한 뒤 꽤나 머뭇거렸다.     


그러던 중 문제가 생겼다아내가 코로나가 걸렸고 알 수 없는 깊은 휴유증에 우리집 생활리듬이 깡그리 흐트러졌다아픈 아내를 두고 글이 써지지 않았다서울을 여러차례나 다니며 치료를 하였고 속초로 귀가한 뒤 체력을 유지하려 영랑호를 무더위 때 부터 찬바람 부는 겨울까지 내내 다녀오곤했다아름다운 영랑호도 절망 앞에선 무의미하고 미시령 칼바람도 희망앞에선 장애가 아니었다여섯번이나 반복된 힘든 치료를 아내가 잘견뎌서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었다아내가 힘들어할 때 너무도 불쌍하고 미안했었는 데 이제는 잘견뎌줘서 고맙고 한없이 사랑스럽다부부가 건강하기만 하여도 이렇게 행복하구나!’ 하는 평범한 인생교훈을 몸껏 느꼈다     


그리고 그로 말미암아 내 생활에 큰 변화가 있었다병고로 힘들었던 아내가 교회에 다니기를 원해 함께 하기로 약조하였다그동안 큰딸과 여동생의 권유에도 애써 모른채 했었는데...지지난 주 부터 속초감리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하고 있다식사전에는 감사기도도 한다처음에는  묵음기도를 하였는데 소리내어 하는 기도로 바꾸었다아직은 조금 어색하지만 하고 나니 괜찮다불교+유교적 생각에 치우쳐있었던 내가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 신도가 잘 될 수 있을까잘모르겠다만 아내는 내 인생에 제일 중요한 존재인지라...

 

101번째 글쓰기로 다시 돌아간다글솜씨도 부족하고 글제도 산만한 내 글이 후학들에게 큰도움이 될 리는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선험자의 흔적이 나처럼 글 길을 헤매는 이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기대하며 내글을 돌아본다.  

    

내가 쓴 글은 에세이 형식으로 소제는 명승지&여행(46%), 군대이야기(28%), 음식&맛집(13%), 일상(13%)으로 이것저것 다소 산만하며분량은 A4지 1.5(1,200~1,500내외의 글이다그럼에도 감사하게도 기간중 독자들께서 졸작을 20여만명이나 클릭해 주었다클릭수가 제일 많은 글은 장칼국수집을 소개한 아내가 단번에 정이든 식당으로 10만명이 보았으며 클릭수 top 5 모두 음식과 맛집을 소제로 한 글이다구독자를 생각하면 음식이야기 소제를 더 찾아야하나 꼭 그것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브런치에서 그동안 관심있는 글을 읽고 글을 올리며 느낀 내 판단은 독자들은 순수문학적인 글보다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경험이나 지식지혜를 줄 수 있는 글을 주로 찾는 것 같다취업이나 창업직장이나 결혼생활 적응인간관계음식이나 취미여행기 등 다양하다글제는 자신이 가장 많이 아는 분야가 제일 좋고 관심있는 분야를 탐구하는 것도 좋다     


하여튼 어떤 소제도 좋다글제가 정해지면 자기만의 느낌이나 선호를 초점으로 독자에게 전할 메시지 - INSIGHT라 할까 그것을 찾아서 표현해야 한다그건 자신의 경험이나 느낌을 진정성있게 기록함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서 가능하다시행착오나 좌절을 극복하고 성공담이면 금상첨화다하여튼 일방적인 자기과시나 감정 배출보다는 독자들에게 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글의 분량은 지하철 한두역 지나며 읽을 수 있는 부담없는 분량의 글이 적절할 것 같고 브런치가 SNS 책방인지라 특히 글제목 선정에 유의하라독자들의 클릭 동기유발의 출발점이다.      

 

사실 글쓰기 공부는 거의 하지도 않고 잡글을 쓰는 내가 독자들에게 훈수를 둔다는 게 부끄럽지만 어떤 작가님의 말씀처럼 매일 일기를 쓰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소제로 에세이 글을 쓰는 것은 나를 돌봐주고 아끼는 것이며 인생을 두 번 사는 것이란 생각으로 글을 쓰라란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좀 어설프더라도 용기를 내어 글쓰기를 권유한다. 일기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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