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중앙시장은 주말이 가까워지면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내가 재작년 겨울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보다 훨씬 많아진 것 같다.
둘째 딸네가 온다기에 검정 롱패드 차림의 관광객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들기 시작하기 전인 금요일 이른 오전에 오랜만에 시장을 다녀왔다. 아침인데도 제법 사람들이 까르르 웃고 떠들며 시장을 활보한다.
우리 집 지정 시장코스인 반찬가게와 떡집을 들리고 황탯국집으로 가려는 길에 막걸리 술빵집 앞을 지난다. 이게 웬일! 술빵집에 언제나 장사진이었는데 대기줄이 단출하다.
속초 중앙시장에 3대 인기 맛가게는 닭강정, 감자옹심이, 막걸리빵집인데 그중 으뜸은 닭강정가게다. 잘 알려진 ㅁㅅ 닭강정집은 속초에서 세금을 제일 많이 내는 사업장(기업포함)이며 중앙시장에 가게가 세 군데나 된단다.
그러나 대기줄이 제일 긴 가게는 단연코 막걸리 술빵집이다. 평균이 20~30명 정도다. 가게 옆으로 좁은 통로가 있는데 통로 끝까지 늘어서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로 대기줄이 단출하다. 그래도 7~8명인데 지나치다 아내랑 ‘하나 사볼까?’ 하며 견물생심의 마음이 통하여 아내가 줄끝으로 서고 나는 부근에서 짐을 들고 기다렸다.
이 맛집 옆은 분식집이고 그 옆은 또 다른 막걸리 술빵집인데 역시 허전하다. 관광객들은 눈길도 안주며 옆의 맛집 술빵집 대기줄로 날름 발걸음들을 옮긴다.
맛집 술빵은 나도 몇 번을 시도한 뒤 한번 성공했고, 한 번은 기다리기 지겨워 옆집 술빵을 산 경험이 있다. 그리고 오늘이 세 번째 사는 것이다.
기다리며 두 술빵집을 비교하며 바라본다. 맛집 술빵집은 종업원이 꽤 되는데 모두들 정신없이 바쁘다. 손길 발길이 가볍다. 아내가 점점 포장대 앞으로 온다.
옆집 술빵집은 아버지와 아들 단둘이 일을 한다. 옆집 맛집은 손님이 장사진인데 허전한 빵집에서 오늘도 묵묵히 빵을 만든다. 연구도 열심히 해서 맛집 술빵집에는 없는 품목도 출시했건만 손님들은 외면하고 있다.
두 집 술빵의 맛은 솔직히 종이 한 장 차이다. 막걸리 술빵이 뭐 그렇게 깊은 맛이 있으랴... 그러나 손님은 맛집 술빵집으로만 몰린다.
쓸개를 씹는 마음으로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하는 날을 기다리며 술빵을 만들고 있으리... 측은하기도 하다. 맛집의 옆집 어쩌나! 아버지와 아들이 걱정된다.
보통포장이 오천 원이라 가격싸움을 할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바야흐로 SNS의 시대! 재기 발랄한 홍보가 필요한가? 신묘한 맛을 낼 달인의 1만 시간이 필요한가?
옆집 술빵집의 통쾌한 역습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