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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 살다보니
속초 관광수산시장! 솔직히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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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Jun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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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속초 관광수산
시장이다. 평일 휴일 가리지 않고 오전 10시만 되면 구름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시장 주변에는 흰색 닭강정 박스와 옥수수 술빵이 들려있는 비닐봉지를 든 순례객들로 넘친다. 감자 옹심이 집 앞에는 긴 줄이 항상 늘어져 있다.
점포 곳곳에서는 젊은 외국이 점원들이 서툰 한국어로 관광객들을 응대한다.
대부분 인근의 경동대에 유학하는 동남아권 유학생들로 수업을 마치고 알바를 한다. 점포주들은 그들이 영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며, 학생들은 학비를 벌며 공부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꼴 아닌가?
지난 1
년 동안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량 기준으로 강원도 인기관광지 TOP
5가
'
강릉
안목해변, 홍천 비발디, 속초 해수욕장
,
강릉 중앙시장, 속초
관광수산시장'
인데 그중 1위는 속초 관광수산시장이라 한다. 속초사람들에겐 희소식이다.
사실 이 시장은 우리 부부의 최애 산책코스 겸 장보기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시장구경이 취미인 나에게도 참 흐뭇한 소식이다.
근데 나는 이 시장에 불만이 있다. 시장 입구를 들어설 때마다 생각이 난다.
어떨 때는 답답하고 짜증스럽기도 하다. 시청 담당자에게 하소연도 해봤다.
그건 시장 이름 때문이다.
'
관광수산시장
'
? 너무도 개념이 없어 보인다. ‘관광’과 ‘수산’이 어떻게 어울리는 말인가
?
그리고 '
관광시장
'
은 바가지 씌우는 느낌도 있고, 어물전만 있나 소채류도 있고, 떡집, 신발가게, 포목집도 있는데... 여긴 노량진 수산시장 같이 해산물만 취급하는 곳이 아니지 않나?
그리고 한번 보거나 들으면 바로 기억나야 되는데 ‘관광수산’이란 말은 운율적으로도 어색하다. 내가 이곳에 이사한 지 2년이 되어도 귀에 쏙 들어오지도 않는다.
이 명칭도 얼마 전에 ‘중앙시장’에서 이 명칭으로 바꾸었다 한다(아직 제거가 안된 중앙시장 안내간판도 보인다). ‘중앙시장’이 너무 평범해서 고민한 것이 ‘관광수산시장’이라니... 너무 답답하다.
나의 제안은 ‘속초 아바이시장’이다. 속초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주고 얼마나 정겨운 명칭인가? 그리고 한번 들으면 잊어지지 않을 명칭 아닌가?
사실 역사적으로 살펴봐도 충분한 근거가 있다. 6.25 전쟁시절 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청호동 모래사장에 둥지를 틀며 살던 아바이마을
!
주민들이 직선거리
300m 정도 떨어진 현재 위치의 시장에 오기 위해 청초호 주변 십리길(4km)을 걸어야 하는 불편을 해소를 위해 갯배
물
길을 만들었다. 이 시장이 그들의 생활 터전 아니었던가?
속초를 상징하는 갯배와 아바이시장! 얼마나 정겹고, 단번에 방문객들에게 각인되지 않겠는가? 서울 남대문시장이나 부산 자갈치시장, 정선 아리랑시장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괜찮은 명칭으로 생각된다!
속초시장님이 이 글을 읽어
보셨으면 좋겠다
.
아직도 공무원들에겐 top down 식
일처리가 훨씬 익숙하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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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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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미지의 먼 길로의 여행이다.동반자가 있으면 한결 수월하다.결혼에 이어 은퇴라는 인생의 또다른 변곡점을 지난 장년의 부부가 행복의 신기루를 찾는 旅程의 斷想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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