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냇물 Jul 11. 2023

강릉 단오장에 다녀오다!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알려진 음력 55일은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의 4대 명절인 端午(단오) 날이다. 현재는 공휴일에서 제외되어 명절로서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었다.     


순우리말로 수릿날(술의 날) 불리는 단오 때는 더운 여름을 맞기 전의 초하의 절기로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를 지낸다. 제사를 지내거나 굿을 하며 여러놀이를 즐기는데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무렵은 삼라만상이 혈기왕성해져 꽃피고 녹음이 짙어지고, 동물이나 어류들이 산란을 해서 번식을 하는 역동의 계절이다. 인간들도 마찬가지다.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청춘들에겐 더욱 그렇다.    

  

그래서 단오제에 남자는 씨름으로, 여자는 청포에 머리 감고 그네를 타며 에너지를 발산하고 자신의 매력들을 뽐낸다.


단오제가 없는 요즘 대학에서 다양한 이름의 축제가 벌어진다. 예나 지금이나 형식과 내용은 다르지만 본령은 같은 것이다.     


단오제는 대체로 북쪽으로 갈수록 행사내용도 다양하고 성했다.


동해안 남대천 천변에서 벌어지는 강릉단오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단오제로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다.



강릉단오제 구경을 처음 해보았다. 펜더믹으로 3년이나 중지된 뒤 처음 열리는 지라 구름 관중이.


나의 주요 관심은 씨름과 전통 굿이었다.  씨름장에 도착해 1시간 이상 남았지만 분위기를 즐기며 기다렸다.


씨름은 우리나라의 전통 스포츠자 민속놀이로 손, , 허리 기술 등으로 상대를 넘어트리는 경기이다. 몽고나 튀르키예, 일본 등도 비숫한 경기가 있으나 샅바를 사용하는 것이 다른 나라와 확연히 다르다.      

언젠가부터 민족씨름이 뜨기 시작했다. 이만기와 강호동가 활약하던 시절이 씨름의 황금기였다. 그중 한 명인 모래판의 신사이준희 장사를 경기장에서 만났다. 협회 임원인 것 같다. 그도 세월을 비켜갈 수 없었으나 반가웠다.     

  

씨름은 상대의 힘을 이용하고, 부드러움 속에 빠르고 힘과 기술이 부딪히는 멋진 신사의 운동이다. 특히 덩치가 작은 선수가 뒤집기로 상대를 던져버리는 기술은 가히 예술적이다. 오늘도 그 기술을 보았다.  

   

그리고 짜증스러웠던 샅바 잡기 실랑이도 거의 없어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씨름장에서 멀지 않은 전통굿을 하는 단오제단에 들렸다.      


강릉에서는 신라 김유신장군이 검술을 배웠다는 대관령산신, 국사선황신, 국사여성황신 등 지역 수호신에 대해 호개등(하늘을 덮는 등불)을 높이 매달고 단오제 기간 내내 제사와 굿을 한다.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수호신 호칭 앞에 대관령이 붙는다. 영서로 넘어가는 길목인 대관령은 요충으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미이며 성스러운 곳으로 여기는 것 같다.     

굿은 여러종류이다만 국태민안, 무병장수, 풍년, 풍어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이 갈구하는 염원은 변치 않은 것 같다.


한국 샤머니즘의 핵심적 행사이며 전통문화로 여겨지는데 종교적 취향이 달라서 그런가 10분 이상 계속 볼 인내력이 부족해 행사장을 나왔다.     


씨름이나 굿이 전문적인 선수나 소리꾼에 의해 진행되어 좀 상업화된 느낌이지만 분업화된 요즘 세상에 어쩔 수 없고, 오히려 전문화하여 오래 보존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남대천 천변에 펼쳐진 난장에서 국밥 한 그릇 맛나게 먹고 아내랑 하루 종일 명랑하게 놀았다!


작가의 이전글 지게부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