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진포가 부른다!

by 시냇물

화진포!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다. 군생활 첫 부임을 해서 인근 건봉산에서 GP장 임무를 마치고 휴양차 소대원들과 1박 2일을 보냈던 곳이고, 몇 년 전 어머니를 모시고 왔었으며, 이번에는 아내와 함께 왔다. 변함없이 아름다운 경승지이다.


맨 처음 들렸을 때는 해수욕장엔 우리 소대만 있었다. 민간인 통제지역이라 너무 호젓했으나 이번에는 무척 자유로워진 느낌을 받았다. 천하의 절경을 국민 모두가 본다는 것은 좋은 일이나 다만 북쪽과 멀지 않은 해안인지라 신경이 좀 쓰인다. 최근 동해안 군 작전지역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들이 많아서...

화진포는 우리나라 최북단 고성군에 있는 동해 연안의 석호로 해수욕장이 연해 있다. 석호(潟湖)란 해안의 만이 사주(모래더미)의 성장으로 바다와 분리된 호수를 말한다. 이곳이 우리나라 석호중에서 가장 크다.


둘레가 16 km에 달하며 평소에는 사주로 바다와 닫혀있으나 장마나 높은 파도가 있을 때 갯터짐 현상으로 바다와 연결되어 바닷물이 호수로 유입되어 바다 어종인 전어와 돔, 숭어, 도미 등의 바닷물고기들도 살고, 풍부해진 생태계가 조성되니 검둥오리, 쇠백로 같은 많은 철새들이 찾아온다.

아름답기가 해금강의 삼일포와 쌍벽을 이루며, 호수와 해변을 연해서 일제 이후 건국 초기 역사적 인물들인 김일성, 이승만, 이기붕의 별장들이 있어 유명하다. 이곳이 38선 이북으로 북한 땅이라 맨 먼저 김일성 별장이 있었다. 세 곳 모두 내부의 시설이나 집기는 생각 밖으로 검소하나 권력의 무상함도 함께 느꼈다.

싱가폴 리센룽 총리가 이곳을 다녀간 뒤 페이스북에 '아름다운 해변과 고요한 호수를 간직한 곳(Hwajinpo is the place of a beautiful beach and a tranquil lake.)’ 이라고 글을 올려 유명세를 타게 되어 싱가폴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다녀가기도 했단다


화진포의 지명은 ‘해당화가 꽃 피는 나루터’라는 고운 뜻이 담긴 곳이며, ‘화진팔경’은 방랑시인 김삿갓이 선정하였다. 건봉사 승려를 골탕 먹인 구두쇠 이화진의 논밭이 호수가 되었다는 권선징악적 전설도 전한다.


화진포 앞바다에 있는 바둑이 형상의 섬 금구도가 광개토대왕릉이라는 자료가 고구려 연대기에 발견되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섬에는 석축 축조 및 환도 개설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번 다녀왔을 때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전방 경계지역이라 통제되는 불편함이 많았으나 해안이 많이 개방되고 출입이 자유로워졌다. 생태박물관 개관과 소나무 숲 산림욕장이 신설되었고,


광개토대왕릉 전설이 깃든 금구도 조사연구, 김일성 별장에서 출발하는 동해안 최장 ‘해안누리길’ 조성도 고성군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다. 경계를 잃지 않는 가운데 국민휴양지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화진포 이곳은 단연코 동해안 최고의 경승지라 할만하다. 이미 건설을 시작한 KTX 준공 후 인파에 쌓여 소란스럽게 돌아보지 말고 여유로운 시기에 넉넉하게 돌아보기를 권한다.


파도소리 들으며 금강송 군락지도 걷고, 온갖 철새들이 노니는 호반길 따라 권력자들이 쉬었던 흔적을 돌아보면 몸과 마음의 힐링이 될 것이다. 일상에 지친 이들을 화진포가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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