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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Feb 28. 2022

속초 & 사람들!

사람들의 내면이야 어찌 쉽게 알겠냐만 속초살이 6개월도 되지 않은 신출내기가 그동안 파악하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오늘은 속초와 속초에 살고있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본다.      


속초는 일제하인 1914년 양양군 속했었는데 대포항 부근의 도천면 소재지가 속초리로 이동하여 속초면으로 개명한 뒤 지금 동명항 부근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면세(面勢)가 커져 1942년에는 읍으로 승격하였고 6.25 전쟁 1.4 후퇴 시 피난민 급증으로 인구가 늘어 1963년도에는 속초시로 분리 개편되었다.

인구가 해방이 된 1945년도에는 1.2만 명에 불과했으나 6.25 전쟁 중 피난민 4.9만 명이나 유입되었다. 1960년도에 4,2만 명, 2021년도는 8.3만 명이다. 


최근에는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수도권에서 노년층 유입이 꾸준해 인구가 조금씩 증가한다. 비록 대한민국 영동지역 제일 북부 끝단에 있는 작은 도시지만 전쟁이나 사회변화의 중심 속에 서있는 도시다.    


내가 속초에 살며 사람들에게 느낀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타성, 즉 텃세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처럼 농경생활에 기반을 둔 정주권 문화를 가진 나라나 지역들은 대체로 텃세가 심하다. 안정된 사회에서 기득권 세력이 그런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장벽을 만든 것이다.      


신라 천년의 권세를 보여주는 영남권, 현대판 권력인 부동산으로 무장된 강남권! 여러 직장에도, 학교에도 나름의 텃세가 있다. 이런 것들이 일종의 기득권이고 진입장벽인 것이다.     

그러나 속초에서는 그런 걸 잘 못 느끼겠다. 전라도 사람도 시집와서 ‘전라도 식당’ 차려 돈도 많이 벌고, 경기도 사람도 은퇴 후 와서 잘살고 있다. 그러니 울산바위도 속초에 와서 아예 눌러앉아 잘살고 있다는 전설도 있지 않았을까?     


속초는 인구의 사회적 변화를 보면 이해가 된다. 초기에 이곳에 정주하던 인구가 조금 있었지만, 반세기 전에는 피난민이 대거 유입되어 정착했고, 수산업 전성기인 20C 후반기에는 전국에서 고기잡이꾼들이 모여들었다.


요즘은 수도권 은퇴자들이 꾸준히 전입하는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인종 용광로형 도시인 것이다. 이런 도시는 사회적, 문화적 배타성이 낮아 외지인이 살기 괜찮은 곳이다.  

이 도시에는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단절과 혼합이 있었다. 단절은 남북 분단으로 인한 공산주의 체제 관할지역이었다가 민주주의 체제로 바뀐 수복지역이란 점이다. 6.25 전쟁 중 북진 시 속초의 공산체제하 기득권층이 월북하여 인적 단절이 된 것이다. 이는 사회적, 문화적 단절로 연결되었다.     


혼합도 있었다. 피난민의 대거 유입 및 정착은 인종적, 문화적 혼합을 일으켰다. 피난민 중 황해도, 평안도 분들도 꽤 있었다. 지금은 나를 포함하여 수도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였던 은퇴자들이 유입도 있다. 이들은 새로운 기풍과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속초는 다양성의 도시가 되었다.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도 그렇고 그 양태를 표현해주는 문화도 그렇다. 다양성은 종()을 건강하게 한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가운데 서로를 포용하고 상생하는 공동체 우리가 꿈꾸는 이상 사회가 아닌가?         


2020년 우리나라 가임여성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0.837명이다. 속초 중앙시장 인기 가게에는 외국인 종업원이 호객하는 소리가 낯설지 않다. 성장을 위해 필연적으로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할 것이다. 


혐오와 차별 문제가 가장 큰 난제인데 속초와 여기 사는 사람들이 해결의 단초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포용의 도시 속초는 참 괜찮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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