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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Apr 17. 2022

가로수길 딥티크 플래그십 스토어가 해군에서 왔다고?

마치 파리의 어느 멋진 아파트의 아늑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컨셉으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 가로수길 딥디크 플래그십 스토어가 요즘 뜨겁다.      


딥티크(DIPTYQUE)는 상류층들이 즐겨 찾는 향수, 향초 브랜드. 1961년 파리에서 첫 오픈을 한 이래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고 매장을 유지한다.     

한국에도 지난 3월 강남구 가로수길에 오픈하였다. 그 외에도 몇몇 딥디크 취향의 매장에서 향수를 비롯한 거실, 주방, 욕실용품, 의류, 팻 브랜드, 액세서리 등 여심을 저격하는 고품격 아이템들을 준비하여 유혹한다.


가로수길 스토어는 예약 없이 방문도 힘들다 한다. 그런데 이 플래그십 스토어가 해군에서 왔다고?     


여기서 플래그십(Flagship)이란 말은 함대의 선두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기함을 뜻하는 용어로, 시장에서는 카메라,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의 최상위 최고급 기종을 지칭한다. 갤럭시 S-22나  제니시스 G90을 생각하면 된다.      


해군에서 플래그십(Flagship) , 기함이란 지휘함을 말한다. 해군 함대는 대체로 여러 척의 함정으로 함대를 구성하여 작전을 수행하는 데, 이 함정 중에 함대의 사령관(지휘관)이 탑승하여 전투를 지휘하는 배를 기함이라고 한다. 기함은 함대 지휘관이 탔음을 알리는 특정한 깃발을 달아 구별하기 때문에 생긴 명칭이다.     


지난주 우크라니아 군의 넵튠 대함 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군 흑해함대의 기함인 모스코바함이 침몰된 뉴스가 크게 보도되었다. 최신예 순양함급인 이 함정(배수량 12,500, 승조원 500)의 손실은 흑해함대 전투력에 큰 손실을 가져왔음은 물론 러시아군의 체면을 구긴 사건이다. 대장급인 함대사령관의 사망 또는 실종 보도도 연이어 되고 있다.   

기함은 대체로 가장 크고, 빠르고, 중무장하거나 이름이 잘 알려진 함정으로 하는데 요즘은 각종 전자통신장비가 잘 갖추어지고 지휘통제가 제일 용이한 함정을 기함으로 지정 운용한다.     


그런데 기함의 사령관이 탑승한 함정에서 함장은 누구일까? 


해군은 작전여건과 시스템이 독특해서 모든 배에 함장이 존재한다. 기함에서도 함장이 별도로 있고 함장이 그 배를 지휘하기에, 아무리 높은 제독(함대 사령관)도 함장의 자리에 앉아 지휘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도 함장의 자리에는 앉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배에서는 함장이 최고의 자리에서 지휘를 한다

 

이것은 군함이 한 국가의 영토로 간주되는 특별한 법적 지위를 갖는 것과 연계해 함장의 권한과 책임을 존중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위기시 함장은 배와 운명을 같이 한다는 말도 같은 맥락으로 사용된다.      


비겁하게 숨어서 탈출한 세월호 선장과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하신 이순신 함대 사령관! 두 사람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는 것도 충무공께 예의가 아니 것 같지만 함장을 잘 이해하는 차원에서 소개한다.     


가로수길 딥티크(DIPYQUE) 플래그십 스토어 이외에도 요즘 서울 강남에 플래그십 매장이 하나둘씩 들어서며 소리 없이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노린다.


인플레가 심상치 않고 경기 전망도 우울한데도 세련된 분위기나 컨셉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플래그십의 위력에 현혹되지 말고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때다.      

오늘 점심엔 아내랑 상큼한 봄 냄새 가득 나는 개두릅이랑 오미자 새순을 살짝 데치고 비벼서 맛있게 먹었다. 쌉쌀한 오미자 맛이 4월초 동해안 바닷가의 플래그십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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