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것을 부드럽게 시작하는 힘

by 직관주의자

제주에 살면서 도파민이 다 빠지고 세로토닌이 무척이나 늘어난다.

자극이 없는 이주민의 삶에서 도파민을 추구하려고 하면 그것은 지겨운 일상의 연속일뿐이다.


새로 옮긴 교회에서 내 연령인 4050 또래의 이주민 아재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다. 모두다 학군지 치열한 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이었다.


청담,압구정,대치와 같은 강남 메인에서 초중고를 나오고 대학을 서울에서 다 나오고 직장생활과 사업을 하면서 서울 살이를 하다가 다들 제주로 내려왔다. 물론 사업체는 여전히 서울에 있고 직장은 퇴직하고 임대를 놓고 살기도 하고 사는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예배가 끝나고 커피타임을 하면서 '왜 제주로 내려왔는가?' 이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도대체 왜 불뿜는 기관차처럼 산 삶을 살았는가?'

'왜 행복을 누리지 못했을까?'


학군지에서 달리다 보니 이제 천천히 음미하는 삶이 그리웠다. 이것이 모두 공통된 결론이다.

제주에서의 삶은 굉장히 무료하다. 그리고 굉장히 느리다. 택배도 3일에 걸쳐서 오면 빠르다고 느끼고 그것도 날씨에 따라서 심하게는 일주일이상 걸릴때도 많다.


인프라는 심하게 부족해서 서울의 어떤 낙후된 구만도 못한 수준이다. 하지만 왜 여기서 행복을 느낄까?


그것은 바로 사소한것을 부드럽게 시작하는 감정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아침에 미술을 배우고

오후에 오름을 걷고 독서를 하고


느리고 느린 삶속에서 사회가 규정한 거대담론의 성공이란 공식에서 한발짝 물러서니 멈추니 비로소 행복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중론이었다.


거대한 목적을 가지고 삶을 살면 사소한것에 만족을 느낄 수가 없다.

물질주의적 삶을 최고의 가치로 살면 도파민으로 가득찬 삶을 살수 밖에 없다.


도파민은 계속해서 도파민을 더 부르고 그것의 끝은 우울증이다.


사소한것에 대해서 시시하게 생각하지 않고 부드럽게 음미하면서 사는 삶


아무것도 아닌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삶


그것을 염원하면서 물건너 온거 같다. 행복은 결국 어떤 호르몬을 채택하느냐의 문제인거 같다.


여기와서 재테크니 강남아파트니 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참 신기했다.


어디가 고사리가 나고

어디가 물고기가 잘잡히고

함꼐 모여서 고기구워먹음서 사소한 행복을 추구하려는 삶


부자동네에서 살면 모든것이 행복할거 같다는 물질주의의 끝은 결국 세로토닌에 적셔지는 삶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사소한 것을 부드럽게 시작하고 느릿한 호흡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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