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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Jun 22. 2022

지금 당장 함께

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를 읽고

(대체 텍스트) 초록색 잎사귀가 무성한 나무가지 사이에 책과 책을 들고 있는 손이 보인다. 책 표지는 흰색이고, 작은 개구리가 가시가 달린 나무에 앉아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책 표지 왼쪽 상단부터 중앙까지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김은령 옮김'이 있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호프 자런 / 김영사 / 2020


지난 2월의 어느 날, 아이와 산책을 하던 중이었다. 

"이틀 전에는 그렇게 덥더니, 오늘은 다시 겨울이네."

"그러게 말이야. 큰일이야, 정말."

할머니 두 분이 벤치에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나도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지퍼를 끝까지 올리던 참이었다. 

"갑자기 더워져서 개구리가 급하게 알을 낳았을 텐데, 다 얼어 죽겠네. 다시 낳을 수도 없고 어쩌나."

막 할머니들의 앞을 지나가다, 이 말이 딱 내 귀에 꽂혔다. 그제야, 나에게는 잠바를 하나 더 겹쳐 입어도 되는 일이 개구리에게는 후손을 남기는데 치명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이제 봄 가을을 찾아보기 힘들다. 겨울에서 갑자기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순서대로 피어야 할 봄꽃들이 한꺼번에 핀다. 공원에서 친구가 찍은 사진에는 목련, 개나리, 철쭉이 다 같이 피어 있어 아주 기묘했다. 들쭉날쭉한 날씨에 꽃들이 제 때에 곤충을 만나 수정이 잘 될지도 의문이었다. 지구가 달라지고 있다는 증거는 이렇게 내 눈에도 선명하다.



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인류가 얼마나 많은 식량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로 버리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천연자원을 고갈시키고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얼마나 많은 생물종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지, 지구의 온도는 얼마나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지도 알려 준다. 수많은 통계를 쉽게 이해하기 쉬운 비유로 설명하고 있어, 충격이 더 생생하다. 



그러니까, 너무 급격하게 지구가 달라지고, 망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두려움이 점점 커지는데, 도대체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호프 자런은 친절하게도 '지구의 풍요를 위해서'라는 부록을 남겼다. 내가 취해야 할 행동을 단계별로 제시(p.239~) 하고 있다.



Step 1: 나의 가치관을 살펴본다. (내가 이 책에 나온 내용 중 어떤 것에 가장 공감하는지)

Step 2: 정보를 모은다. (일상이 내 가치관과 얼마나 반하는지, 습관과 물건을 조사)

Step 3: 가치 체계에 합당하게 행동할 수 있을까? (실행할 수 있는 변화를 하나만 고르기)

Step 4: 자신의 가치관에 합당하게 개인투자를 할 수 있을까? (주식투자나 물건을 살 때 내 가치관과 맞는지)

Step 5: 내가 속한 기관을 나의 가치 체계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나는 음식 쓰레기·플라스틱·에너지 소비 줄이기에 가장 관심이 간다. 구체적으로 실천할 목록을 생각해 보았다. 

- 밥과 반찬은 한 번 먹을 만큼만 뜬다. 

- 선풍기와 냉풍기를 사용하고, 에어컨은 최대한 적게 사용한다.

- 회사 점심시간에는 콜드컵을 들고나가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쓴다.

- 회사 출근할 때 사무실까지 계단으로 올라가고, 그 외 혼자 엘리베이터를 탈 경우에는 꼭 계단으로 간다.

- 음식 포장 주문을 할 때는 담을 용기를 들고 간다.



사실 나 하나 바뀐다고 뭐가 달라지냐는 생각으로 실천을 조금씩 미뤄왔다. 하지만 이제 며칠 전부터 행동에 옮겼다. 나는 70억 중의 1명이지만, 한국이 속한 OECD 국가 국민 13억은 '전 세계 에너지의 3분의 1, 전 세계 전기의 절반을 사용하며, 전 세계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을 발생'(p.248) 시키고 있다. OECD 국가들이 평균 전력 사용량을 (호프 자런이 부록 II.에서 가정한 대로) 70퍼센트 줄인다면, 화석연료 사용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호프 자런은 만리장성을 쌓는 일이나, 인간을 달에 보내는 일이 모두 처음에는 우스꽝스럽고 불가능하게 여겨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패할 가능성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것처럼,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될 것'(p.252)이라고 덧붙인다. 덜 소비하고 더 나누지 않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개구리가 울지 않고 꽃도 피지 않는 세상에서, 과연 인류가 지금처럼 풍요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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