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남궁인의《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를 읽고
(사진설명) 배경은 흰색 천이고 사진 하단에 회색 천이 물결치듯 조금 보인다. 사진 중앙부터 우측하단까지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책이 놓여 있다. / 책표지는 노란색이고, 상단 중앙에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가 파란색 글자로 써 있다. 책 중앙에는 별이 총총 떠 있는 밤하늘과 초원을 배경으로 남자와 여자의 상반신이 그려진 그림이 있다. 그 밑으로는 '총총'이라는 동그란 도장과 세로로 '이슬아 X 남궁인'이 쓰여있다. / 사진 좌측 상단에는 파란색 꽃이 대여섯 송이 거꾸로 놓여있고, 우측 상단에 솔방울 한 개, 좌측 중앙에 솔방울이 두 개 놓여 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 이슬아·남궁인 / 문학동네 / 2021
#우리사이엔오해가있다 #이슬아 #남궁인
이슬아 X 남궁인 서간 프로젝트를 '주간 문학동네'에 연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궁금증이 먼저 떠올랐다. 편지와 에세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받는 사람이 뚜렷하게 존재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글은 어떻게 달라질까? 기대와 호기심을 가득 품고 서간집을 펼쳤다.
.
서간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회차는 '이슬아 X 남궁인 서간문 연재에서 나타난 상대를 향한 집중도 연구'(p.206~)였다. 이슬아 작가는 예리하면서도 '진짜로 부상을 입지는 않도록'(p.276) 활시위를 당긴다.
'이슬아는 남궁인보다 적은 분량을 썼지만 '너'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가 비슷하게 균형을 이루는데요. 남궁인은 '너'의 이야기에 비해 다섯 배에 달하는 '나'의 이야기로 긴 분량을 전개해왔음을 통계는 드러내고 있습니다.'(p.212)
이 '연구 결과'는 편지와 에세이의 차이를 선명하게 나타낸다. 에세이는 대부분의 주어가 '나'로 시작한다. 편지는 수신인이 정확하게 지정되어 있으니 글로 나누는 대화에 가깝다. 일방적으로 자기 이야기만 한다면, 그건 대화가 아니라 독백이라고 볼 수 있다. 이슬아 작가는 상대방을 궁금해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야 비로소 편지가 완성된다는 것을 통계로 보여준다.
.
통계 자체도 놀랍지만, 다정한 우정에 기반하여 '액션 신'을 찍을 수 있다는 점도 감탄스러웠다. 남궁인 의사/작가와의 합이 잘 맞았고, 덕분에 이슬아 작가의 공격이 유효했다고 생각한다.『우.사.오.』책에는 인터넷 연재분에 짧은 편지 왕복 5회 분이 추가되었는데, 남궁인 작가는 토막 편지에서 더 적극적으로 이슬아 작가에게 질문을 던지는 느낌을 받았다.
.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에서 이슬아 작가는 자신을 비운 자리에 인터뷰이에 대한 궁금증을 정성스레 채워나갔다. 이 서간집에서는 '여성과 남성 사이의 우정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넘어, 누구나 서로를 궁금해하면서도, 우정을 나누고, 동시에 존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두 명의 작가처럼, 모른다는 말로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사람(p.215)이 세상에 많아지면, '다시 패배로 돌아오더라도'(p.51) 삶이 조금 더 다정해지지 않을까.
#문학동네 #서간집 #우사오 #북스타그램 #대체텍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