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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와 비트코인 가격

by 김창익

비트코인은 약 4년 주기로 반복되는 반감기 사이클 속에서, 글로벌 유동성 흐름과 밀접하게 맞물려 움직여 왔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은 비트코인 가격 형성에 핵심적인 외부 변수로 작용해 왔으며, 반감기 이후의 상승과 조정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2020년 5월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저금리 환경과 코로나19 이후의 과잉 유동성에 힘입어 급격히 상승해 2021년 11월 사상 최고가인 약 6만 9천 달러를 기록했다. 이 시기는 연준이 금리를 00.25%의 초저금리 수준으로 유지하던 시기로, 유동성이 넘치는 환경 속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극대화된 시기였다. 하지만 2022년 3월부터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자 연준은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에 돌입했고, 연말에는 금리가 4.5%에 육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시장의 유동성은 급격히 축소되었고, 비트코인은 정점을 찍은 이후 급락해 2022년 말2023년 초에는 약 1만 6천 달러 수준까지 하락하게 된다. 이 시기는 금리 인상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명확하게 부의 상관관계를 보인 대표적인 사례다.


비슷한 패턴은 2016년 반감기 사이클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반감기는 2016년 7월이었고, 이후 약 1년 반이 지난 2017년 12월 비트코인은 당시 기준 사상 최고가인 약 2만 달러를 기록한다. 이 시기는 미국이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던 시기였으며, 2015년 말 첫 인상 이후 2017년까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8년 들어 연준은 금리를 2.5%까지 끌어올리며 긴축 속도를 높였고, 이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도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당시에도 일정 시차를 두고 금리 인상과 비트코인 조정이 연쇄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보면, 금리와 비트코인 가격은 완벽히 동시에 움직이지는 않지만, 일정한 시간차를 두고 부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경향이 뚜렷하다. 즉, 금리가 낮을 때는 유동성이 풍부해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하면 유동성이 회수되면서 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는 구조다.


이제 2024년 3월의 반감기를 지나 2025년 중반에 들어선 현재, 비트코인은 또다시 상승 사이클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시장은 2026년부터 미국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한다면, 이는 기존 사이클대로라면 조정이 시작될 시기에 오히려 유동성의 재공급이 이뤄지는 셈이 된다. 이러한 변화는 비트코인의 사이클 구조를 왜곡하거나 확장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조정 시점을 미루거나 조정 폭을 완화시킬 수 있다.


결국 금리 인하와 반감기 이후의 강세장이 동시에 전개되는 시점인 2026년은, 비트코인에게 있어 과거와는 다른 비대칭적 구조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과거 사이클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금리 환경이라는 외생 변수에 따라 강세장의 수명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국면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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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Fed Funds Rate)와 광의통화(M2)는 역사적으로 전형적인 부의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금리가 상승하면 통화공급은 감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반대로 금리가 낮아지면 M2는 빠르게 팽창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 관계는 단순한 이론적 가설이 아니라, 지난 수년간의 실제 통계와 통화정책 흐름을 통해 뚜렷하게 입증되어 왔다.


가장 극명한 사례는 2020년부터 2021년 팬데믹 시기다. 당시 미국 연준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0.25퍼센트로 급격히 인하하고, 동시에 대규모 양적완화(QE)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M2는 불과 1년 만에 15조 5천억 달러에서 20조 달러 이상으로 폭증했다. 2020년 4월부터 2021년 4월 사이, 미국의 M2 증가율은 25퍼센트를 넘기며 역사상 가장 가파른 속도를 기록했고, 이는 위험자산 시장 전반에 걸쳐 랠리를 촉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되었다. 2022년 3월, 연준은 40년 만의 고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했고, 불과 1년 반 만에 금리를 0.25퍼센트에서 5.25퍼센트까지 인상했다. 여기에 더해 연준 자산 축소(Quantitative Tightening, QT)까지 병행하면서 시중 유동성은 급격히 위축되었다. 그 결과, 2022년부터 M2는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되었고, 2023년에도 M2 성장률은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통계적으로도 이는 미국 통화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금리와 M2 간의 부의 상관관계가 압도적으로 작동한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이 관계는 완벽히 동시적이지 않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이 M2에 반영되기까지는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 가량의 시차가 존재한다. 이는 은행의 대출 구조, 유동성 운용 관성, 그리고 연준의 자산 만기구조에 따라 조절되기 때문이다. 즉, 금리를 인상한 직후에는 M2가 잠시 증가할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유동성 축소가 불가피하게 나타난다.


2024년과 2025년은 이러한 전환점에 위치한 시기다. 연준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의 급격한 인상 이후 기준금리를 5.25퍼센트 수준에서 장기간 동결했고, 2025년 하반기 현재는 금리 인하 전환점에 근접한 상태다. 만약 2026년부터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다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M2는 다시 확대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시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스토리 자산의 추가 랠리를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미국 기준금리와 M2는 장기적으로 확고한 부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금리가 낮을수록 M2는 빠르게 증가하고, 이는 자산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면 M2는 수축되며, 위험자산은 자연스럽게 조정을 겪는다. 이러한 상관구조는 단순한 금융 현상이 아니라, 통화정책이 자산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파급 경로를 명확히 보여주는 핵심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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