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 과연 신에게 특별한 존재일까.
신은 전지전능하거나 자비로운 존재가 결코 아닐꺼야. 인간이 ai를 왜 만들었을까를 생각해봐. 처음엔 폭탄을 제거하거나, 전쟁터에서 무거운 무기를 옮기기 위해 만들어졌어.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거지. 어떤 경우에는 그냥 재미를 위해 만들어졌을꺼야. 따분함에 지친 천재들이 코딱지를 튕기며 그냥 뚝딱 만들어진 경우도 있을꺼야. 그렇게 만들어놓고 인간은 경주를 시키거나 권투를 시키지. 콜롯세움에서 창검이나 철퇴에 맞아 죽어가는 글라디에이터를 보고 환호했던 로마의 귀족들처럼 말이지.
신이 인간을 만든 이유는 왜 이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 우주를 봐. 인간을 비롯한 몇가지 생물을 제외하면 신이 만든 우주는 대부분 죽어있는 것들로 이뤄져 있어. 그냥 흙과 돌과 얼음과 바람일 뿐이야. 그 것들은 모두 원자로 이뤄져 있지. 아마도 신이 필요해서 만들었을꺼야. 그런 점에서 인간은 좀 다른 목적일 수도 있어. 살아있다는 게 이례적인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 수십개의 원자를 섞어 우주를 만들다보니 어쩌면 지루했을 수도 있겠지. 그래서 원자를 재배합하는 자동 시스템을 만들었을 수도 있을꺼야.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탄수화물을 먹고 메탄가스를 만들어내는 기계 말이지. 생태계에서 인간은 신의 입장에서 보면 조커 같은 거야. 토끼는 풀을 뜯어먹고, 토끼를 호랑이가 잡아먹고, 호랑이는 죽어서 풀의 거름이 되잖아. 이 시스템에서 가끔은 톱니까 하나 빠질 수도 있잖아. 그래서 인간은 토끼가 될 수도, 호랑이가 될 수도 있는거야. 분명히 조커인거야.
신이 자신의 형상으로 인간을 만들었다는 것 정도는 사실일 수 있어. 인간도 ai를 대부분 자신의 형상으로 만들잖아. 용도를 보면 그럴 이유가 별로 없는데도 말이지. 폭탄을 제거하고 무거운 것을 나르고, 인간의 지시대로 요리를 하고, 음악을 고르는데 인간의 모습을 할 필요는 없잖아. 그렇다고 인간이 신에게 특별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 모양을 한 ai가 토끼 모양을 한 ai보다 인간에게 특별한 존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