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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익 Apr 19. 2021

[교도관] 왜 복수를 망설이는 거지?

- 착해서가 아니라 그냥 너 스스로를 덜 사랑하는 것 뿐이야.

그렇게 나쁜놈이 확실하다면 왜 복수하지 않는 건가. 


간단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마음속에서는, 아니 머릿속에서는 그를 수십번 수백번 칼로 찌르고, 차로 치고, 염산으로 그의 비열한 얼굴을 녹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실제로 나는 그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 어쩌면 못했을 것이다. 왜 그랬을까. 


내 질문이 어려웠나. 다시 한번 묻겠네. 그가 정말 나쁜놈이라면 왜 복수하지 않는건가. 


복수하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아요. 나는 복수를 생각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두려워서였다. 


그런데 왜 하지 않는가.


나에게 더 큰 불행이 닥칠 것 같아 두렵습니다.주변 사람들이 비난할꺼에요. 그 점잖은 사람을 비난했다고, 해쳤다고. 저를 이해하지 못할겁니다. 그가 얼마나 교활한지 대부분은 모르니까요. 


그들의 비난은 두렵고 자신의 비난은 괜찮은건가. 자네는 복수하지 않는 자신을 죽을때까지 비난하겠지. 악은 악으로 갚아줘야 하는 게 아닌가. 자네는 착한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비춰지고 싶겠지만, 그런 자네에게 다른 사람들은 자네의 생각만큼 관심이 없네. 자네가 복수를 한다고 해도, 그같은 사실에 관심을 가질 사람도 사실 별로 없어. 그냥 제가 왜 저럴까 하겠지. 


용기를 갖고 복수를 해보게. 끈질기고 집요하게 말이지. 정말 나쁜놈이라면 더 나쁜놈이 돼야 해. 그래야만 사람들은 비로소 자네의 행동에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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