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
과거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조용하고 어두침침한 아이였다.
그렇지만 완전 더 옛날의 멋모를 때의 나는 또 그렇지는 않았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에 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여자아이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사내아이들과 신나게 놀기 바빴다.
어느 순간부터, 기억은 안 나지만 나는 어두워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명확했다. 어두운 집안 분위기, 조부모님과의 생활에도 사랑받지 못하고 바쁜 부모님에 의해 충분히 어리광 부릴 수 없는 상황과 (그렇다고 부모님이 사랑이 많고 표현을 하는 사람도 아님) 어린 동생들의 돌봐야 하는 의무감 등등.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은 이런 상황에 나는 정신적인 문제, 학교/친구 문제 등 이 많이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크게 반응하지 않았던 부모님. 그래서인지 이건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무감정을 배웠다.
지금에 와서 부모와 가족을 원망해서 무엇하리. 하지만 그들은 어른으로써 좀 더 좋은 선택을 할 수는 없었을까라는 생각은 종종 했다.
보. 통의 어린이/청소년이 되기 위해 스스로 무던히 노력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고 꽤나 오래 걸렸다.(거의 십 년) 지금의 나를 보면 옛날의 내가 엄청 놀랄듯싶다 ㅎㅎ
하지만 20살의 기점으로 나는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만약 독일로 오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똑같은 사람이었을 것 같다.
독일에서의 나는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고 내가 누구인지 뭘 잘하는지 나의 잠재력을 키우는 시간이 되었다. 가족의 품을 떠나니 더 큰 내가 될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있음으로 할 수 없던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무감정에서 나의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