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게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질문이다. 나는 매일이 바쁘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래서 요즘 뭐하고 지내?라고 물어보면 명료하게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그들의 질문 안에는 회사도 안 다니면서 돈은 어디서 벌고 있냐는 궁금증이 같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지내 라며 얼버무리는 것이 전부이다.
나의 매일을 돌아보면 오전 7시에 일어나서 오후 5시에서 6시까지 정해놓은 루트에 따라 살고 있다. 작업실로 출근을 해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여기에 누군가 그래서 돈은?이라고 묻는 다면 말이 막 한다. 나도 돈을 어디서 어떻게 벌어야 할지 모르겠다. 슬프게도 이 나이 먹도록 돈 버는 법을 여전히 모른다. 회사도 다녀봤고 짧게나마 자영업도 해봤다. 그리고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해봤지만 어느 하나 지속될 수 없었다.
모두 이유는 한 가지. 결국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체력도 더럽게 약한 나는 한 가지 일을 하면 다른 한 가지 일은 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돈 버는 일을 하게 되면 그 일밖에 할 수 없었다. 그 정도의 열정도 없으면서 나는 왜 인지 모르게 소위 미술작업이라는 것을 계속하고 싶다. 대체 왜? 매일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정신이 나갈 정도로 큰돈을 벌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나에겐 돈 버는 일보다 내가 미술작업을 하는 행위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내 인생에서 이 부분을 빼버린다면, 대체 사는 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인생에 의미가 없어진다. 그렇다고 굶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계속 알바 어플을 기웃거린다. 마지막까지 버티고 버티다가 돈을 벌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래서 요즘의 나는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안부인사가 불편하다. 글 쓰고 그림 그려 라고 얘기하면 그 뒤에 이어질 부연설명이 싫어서 그저 "응 그냥 아무것도 안 해"라는 말로 대화를 단절하고야 만다. 그리고 이 질문을 받으면 자존감이 저 바닥까지 내려가고 만다. '그러니까. 너 요즘 대체 뭐하냐.'라고 스스로에게 질타를 해본다. 그러다가도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또 누가 나를 위로해 줄까 싶어 어느 자기 계발서나 힐링 에세이에서 본 글귀를 스스로에게 읊어본다.
“나는 잘하고 있어. 나는 내가 가야 할 길을 가고 있어. 나는 나를 믿어.”
매일 내가 나에게 하는 말. 지치지 말자. 이제 고작 서른일곱 발자국을 걸었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