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로벨리의 저술을 바탕으로
과학은 무조건 어렵다는 선입견이 팽배하고 개중 어렵다는 게 물리학인데 거기에 상대성이론 심지어 양자역학에 들어서면 그 이름만으로 머릿속이 하얘진다는 환자들이 속출한다. 어디서 주워들은 게 아예 없진 않아도 제대로 안다기엔 좀처럼 자신감이 서질 않는다. 얼추 이해했나 싶다가도 돌아서면 다시 뒤죽박죽 여간해서 개념 정리가 쉽지 않은 동네. 그래도 한 번쯤! 하고 학구열을 끌어올려 관련 책자나 영상을 열심히 들여다본 용자들이 적잖을 것이다. 그런데 ‘루프양자중력’이라니, 이건 또 어디서 튀어나온 안드로메다 외계어인가? 낫 놓고 기역자는 낫이라도 있지, 분명히 한글 자모인데 개념 이해는 고사하고 따라 읽기조차 버겁다. 한 입 가득 모래 씹는 것처럼 뻑뻑한, 우주의 근원에 대한 최첨단 해석. 저 세상 이야기 같아 실생활에 도무지 무슨 효용가치가 있을까 싶지만, 우리네 세상이 어떤 원리로 이뤄졌는지 죽기 전에 한 번쯤 그 비밀을 엿보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수박 겉이라도 한번 핥아보고자 이 방면의 세계적 권위자 카를로 로벨리의 친절한 설명을 빌어 루프양자중력의 개념을 공간과 시간 두 편으로 나누어 정리해 보았다. 먼저, 인류 지성의 변증법적 탐구 여정을 빠르게 되짚어봄으로 출발점을 삼는 게 좋겠다.
양자중력은 우주를 이루고 있는 공간의 알갱이를 세고 있습니다. 광대한 우주이지만, 유한합니다. 오직 우리의 무지만이 무한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