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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꽃

by 이지원


봄바람에 살랑일 줄도 몰랐던 넌
모두 흐드러질 때 바보 같이
좀 늦게 폈다 그만
일찍 져버렸다

술 떨군 자리
널 담은 받침살

외로이 남았다


희미해진

임의의 의미.


계절이 지나고

사람들이 지나가고


비가 오고

눈이 시리고


다시 모두 흐트러졌을 때

그 때


숨 움튼 자리

널 닮은 아침 살

겹겹이 돋았다


늦.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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