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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원 Feb 16. 2022

증상이 있는데요

바이러스>항원항체반응>계면활성제>전도서>도덕경


무증상 양성이라고 나을 리 없지만
유증상 음성도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


분명히 아픈데, 증상이 있는데,

항원이 충분히 검출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

치료 대기 차선 순위로 밀리는 상황 또한 공포스럽다.


뒤에 선 어떤 가족은

아무 아픈 데도 없는데 쓸데없이 양성이 뜨고 지X이라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입을 모아 성토했다.


그 앞에 선  아픈데, 근데 음성인데,

양성이라는 분들이 바로 뒤에서 침을 튀기니까

빠졌던 거북목이 자꾸만 움츠러들었다.




집에 돌아와 목욕물을 받아놓고 지친 몸을 뉘었다.


그저 노곤해지고 싶었는데 

그만 욕실 구석 묵은 타일에 눈길 꽂혔다.


아파도 할 건 해야 한다.


빡빡 힘줬는데 미끄덩, 비누때였다.

비누도 때가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단지 깨끗하기만 한 건 없었다.

(+)도 (-)도 모두 음양의 조화였다.


계면활성제 앞에서 물과 기름은 따로 놀지 않았다.

천지만물이 다 때가 있었다.


지지지지(知止止止)

그칠 때를 알고 그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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