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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의 선인장

by 이지원

살아있다.
보이지 않아도 꿈틀대면 생명이다.

모든 움직이는 것은 방향성을 갖고

모든 방향성을 가진 것은 움직인다.

움직이지 않고 숨만 쉬어도

생은 자발적으로 사를 탈피한다.

정말로 죽을 땐 죽음을 겪을 수 없으니

죽음을 겪는 건 살아있을 때다.

새는 알을 깨고 날아가고

자식은 아비를 양분 삼아 일어선다.

작은 것은 크게 되고

크게 된 것은 거인의 어깨가 된다.

생명은 오묘하다.

생명은 집요하다.

생명은 투쟁하며

동시에 더하므로

싱클레어는 생장한다.

저 지난한 약동을 보라.

보이지 않아도

고이지 않은 것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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