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행진곡'은 영국의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가 1901년에 영국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에 사용할 음악을 작곡해달라는 부탁으로 탄생한 행진곡이다. 엘가가 완성한 곡은 총 5곡이지만 추후 미완성으로 남았던 6번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흔히 알려진 '위풍당당'이라는 제목은 상당히 의역된 것으로서, 영어 원제는 ‘Pomp and Circumstance'이다. 이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델로>의 3막 3장의 대사에서 따왔다.
Farewell the neighing steed and the shrill trump, (중략) Pride, pomp, and circumstance of glorious war!
울부짖는 군마도, 드높은 나팔소리도, (중략) 영광스러운 전쟁의 자부심과 찬란함과 장대함도 모두 잘 있으라!
'pomp and circumstance'의 사전적 의미는 '장려한 의식 또는 행사' 정도로 번역된다. 뭔가 직관적인 '위풍당당'이라는 의역이 더 익숙하게 입에 붙는다.
엘가가 곡의 1번을 발표한 1901년은 무려 64년의 재위기간 동안 제국의 최전성기를 구가하며 브리튼 섬에서 인도까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유명한 빅토리아 여왕이 죽고 에드워드 7세가 즉위한 해였다. 에드워드 7세는 해당 곡에 가사를 붙여 자신의 대관식에 써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엘가는 1번의 트리오 부분을 주제로 앞뒤에 선율을 붙여 'Land of Hope and Glory'라는 이름으로 가사가 있는 리메이크 작업을 더했다. 가사의 내용은 대부분 대영제국의 번영과 위세를 바라는 것으로 가사 중 'Wider still and wider'라는 구절은 전근대적 제국주의를 찬미하는 쇼비니즘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 곡은 영국에서 제2의 국가(國歌)로 여겨진다. 런던에서는 매년 BBC Proms라는 유서 깊은 음악제의 마지막 피날레 곡으로 항상 이 곡을 연주하는데, 로열 앨버트 홀과 하이드 파크에 모인 수많은 영국 신민들이 가사를 제창하며 벅찬 위대함과 하나됨을 대물림한다. 아래 유튜브 영상을 참조하면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영국 왕의 대관식을 위해 영국 작곡가가 영국 대문호의 작품에서 따와 영국인들이 대대로 국가처럼 부르는 영국 행진곡을 오늘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입장곡으로 써먹었나보다. 별 의미 없는 관성적 선곡이었던 것 같긴 한데 여하튼 곡의 사연은 그렇다,선율이 워낙 신나서 미국에선 대학 졸업식 때 졸업자들을 위한 퇴장가로 많이 쓰이기도 한다는 상식도 덧붙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