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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원 Aug 12. 2022

8.11

Robin Williams (1951.7.21 - 2014.8.11)


그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진 완벽한 어른이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고,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무엇을 보든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흥미로워했다.

왜냐면,
그에겐 모든 것이 처음이었으니까.





우산장수 어머니의 둘째 아들이 소금장수였는지 짚신장수였는지 확실치 않지만

업종과 업태를 막론하고 모두가 힘든 요즘

돌아온 기일을 맞아 먼지를 털고 옛 영화 한 편을 집어 들었다.

불쑥 그가 그리워졌다.


지니, 유아 프리.


어렸을 때는 말하는 것도 어린아이 같고

깨닫는 것도 어린아이 같고

생각하는 것도 어린아이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린 사도 바울도,


믿음 소망 사랑 그중 제일은

어떤 예단도 정죄도 않는 아이의 것이 아니라면

진실로 자유롭지 않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까?


감독의 이름이 무색하도록 - 무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 영화 《잭》은 예상대로 흘러 공식대로 끝나지만


해마 깊숙이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기억관리사무소 확성기 볼륨은

해가 지날수록 커져만 간다.


아이를 찾습니다.

언제 어디서 손을 놓쳐버린지 모르는

미아를 찾습니다.


뭣이 중헌지도 모르고 그저 보이는 대로 주워 담아

대굴빡만 커진 아이는

어느새 목이 곧은 I가 되어

더 이상 의 떨림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첫 등교, 첫 여행, 첫 숙취, 첫 키스...

인생에 첫은 얼마나 더 남았을까?


아이는 - 혹은 I는 -

재량껏 남은 첫을 세어보다 흠칫,

그건 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님에 놀란다.


이란 놈은

애초에 예상할 수도

예측 안에 가둘 수도

없는 놈이었으니까.


왜냐면,

그건 '처음'이 아니니까.


땡스 지니,

아임 프리 투.




로빈 윌리엄스

Robin Williams

(1951.7.21 - 201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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