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공유

또는 공조

by 이지원


그녀는 늘 말했다.


"음악과 향수는 공유하는 게 아니야
언제 어디서 나를 습격해올지 모르잖아"


나는 아무 말 안 했다.


'닥치지 않은 일을 먼저 걱정해서 뭣해'




기습.


그 자리에서 무릎이 꺾였다
숨이 막혔다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십수 년이 지나
낯선 타국의 바람 위로


무심히 실려온 향기가, 선율이
처절히 날 무너뜨리리란 걸


그때 그녀는 왜 일부러

말해주지 않았나.


귀와 코를 동시에 습격당한 짐승에겐

절규조차 사치란 걸


그때 나는 왜 끝까지

따지지 않았나.




편도체(amygdala)는 감정의 경험과 표현을 담당하는 변연계(limbic system)에 속하며,

감정이 개입된 사건에 대한 기억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정서적으로 학습된 후각과 청각자극의 결합은 공포 조건화를 통해 공포 반응과 불안장애를 일으키는데,

이를 피하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편도체를 손상시키거나 제거하면 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