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원 Jun 01. 2022

바르셀로나를 굽어보는 3가지 방법

인생샷 여행자를 위한 핫 팁


바르셀로나 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는 여러 군데가 있다. 남쪽 바다 쪽에선 에스빠냐 광장 분수대 계단 위에 오르거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선수처럼 몬주익 언덕 꼭대기에 서도 되겠다. 다만, 도시와 함께 바다까지 굽어본다면 금상첨화일 테니 북쪽으로 데스티네이션을 잡는다면 크게 세 가지 초이스가능하다. 구엘공원, 티비다보, 그리고 옛날 벙커였던 붕케르.


학교 급우들과 함께 우린 좀 특별하게 이 세 군데 명소를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대 별로 3부에 걸쳐 하루에 모두 섭렵해 보기로 했다.




1부: 아침의 구엘공원



아침 댓바람부터 1빠(?)로 입장. 구엘공원은 가우디 투어 필수코스라 보통 투어를 따라가면 까사 바뜨요 같은 걸 다 돌고 나서 오후에 사람 미어터질 때 오게 되는데, 새소리 지저귀는 아침에 한번 가보시길. 한적하니 동트는 것도 보고 좋다. 심지어 8시 전에 가면 무료입장! 얼마나 한가하던지 구엘공원 그 유명한 타일 벤치에서 냉찜질 받으면서 노숙 모드로 누워 잠시 눈을 붙여보는 호사까지 누려보다.



이곳의 자랑은 역시 막 찍어도 예술인 예쁜 타일 조각들. 그리고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로 만든 집 같은 예쁜 건물들.

공원 위쪽으로 조금만 다리품을 팔면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돌 십자가 언덕이 나온다. 이곳이 구엘공원에서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숨은 명소.

가는 법: 여러 방법이 있지만 24번 시내버스를 타고 공원 후문에서 내리는 게 가장 낫습니다.




2부: 오후의 티비다보



티비다보는 티비로 다 보는 것 같은 정겨운 콩글리시 어감과 아무 관련 없는,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의 이름이다. Tibi Dabo는 라틴어로 ‘너에게 주노라’라는 뜻.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이 사역을 시작하기 전 광야에서 40일간 고행을 하는데 악마가 나타나서 자기에게 절하면 보이는 모든 땅을 주겠노라 하고 마지막 유혹을 했던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그만큼 바르셀로나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이라는 뜻. 가장 위쪽으로 사그랏 코르 Sagrat Cor 라는 예쁜 성당이 있는데, 꼭대기엔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처럼 바르셀로나 시를 굽어보는 팔 벌린 예수상이 있다.


티비다보의 어원을 말해주는 성당 안의 스테인드글라스.
결혼식도 종종 열린다. 잘생긴 신랑과 멋쟁이 부모님. 뒤로 성당 꼭대기 예수상.


저 멀리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물통을 닮은 악바 Agbar 타워까지 보인다.

티비다보는 놀이동산이기도 하다. 무려 1901년에 개장한 거라면 믿으시겠어요? 어떻게. 120년 된 대관람차 한번 타 보시려요? 시내를 한눈에 새까맣게 굽어보며 심장 쫄깃하니 제대로다. 비싼 입장료 다 내지 말고 대관람차만 타면 2유로밖에 안 하니 다른 이상한 거 타지 마시고 요것만 한번 타 볼 것. 단, 주말에만 여는 것 유의.


가는 법: 지하철을 타고 무슨 역에서 내려 푸니쿨라를 타고 어쩌고 하는데 됐고. 제일 편한 방법은 까딸루냐 광장 북서쪽 DESIGUAL 매장 앞에서 파란색 T2A 직행 셔틀을 타는 것! 바로 코앞에 모셔줍니다.




3부: 붕케르의 야경


요거 못 찍으면 섭하지.


그냥 한마디로, 인생샷 건지시는 곳.


정식 명칭은 Bunkers del Carmel. 스페인 내전 당시 군사 벙커가 있던 언덕이다.



세 장소 중 가장 높고 따라서 가장 전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바르셀로나에 여러 야경 스폿이 있지만 그중 단연 최고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무런 입장료도 아무런 제약도 없이 이만한 높이에서 이만큼 트인 시야로 도시 전체와 하늘과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그것도 낭만 돋게 돌무더기 위에 걸터앉아 캔맥주 까면서 말이다.


동서남북으로 바윗돌들을 돌아가면서 360도 조망이 가능하다. 원래 버려졌던 마을이라 근처에 음식점도 마트도 없으니 가시기 전에 꼭 시내에서 미리 장을 봐서 가실 것. 다만, 너무 유명해져서 하도 한국 말이 도처에서 들려 잠시 남산 타워에 온 건가 착각하게 되는 건 함정.

가는 법: 까딸루냐 광장에서 24번 버스 탑승.
구엘공원에서 세 정거장 더 지나
Doctor bove-granvista 정거장에서 하차. 그리고 조금 더 걷기.


Agbar 타워. 보온병 아니고요 이상한 모양 아닙니다. 건축가 장 누벨이 만든 스마트 카멜레온 빌딩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투우 : 명과 암의 아레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