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긴 여정

맨하탄 가는 길

by Baker Lee

우리 여행의 거점은 뉴저지였다.

서울로 치면 분당이나 일산 혹은 남양주 되시겠다.

맨하탄으로 가는 길이 좀 험난했다.


해외근무차 잠시 미국에 터잡은 오빠네집을 나서서 20분을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맨하튼 가는 버스는 직행과 완행 두가지.

직행은 출근자를 위한 버스라 오전과 오후에 많다.

출근시간이나 퇴근시간에는 교통체증에 걸리다보면 진정 빠른게 맞나 싶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출퇴근 시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직행이든 완행이든 1시간 정도면 맨하튼에 도착한다. 우리의 여행은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교통수단은 오직 지하철과 버스, 도보.

운동량이 상당하다.

여행 가기전 몇달간 큰딸 발가락에 서식한

사마귀 두개가 여행 끝나고 나서 사라질 만큼

발바닥 혹사가 상당했다.

돌아보면 맨하튼을 오가던 버스에서

지친 다리를 쉴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여행이다.


지하철이든 버스든 엉덩이를 대기만 하면

두 자매는 인형놀이 역할놀이 삼매경에 빠졌다.

너무 심취한 나머지 목소리가 높아지고

성량이 커져서 쪽잠을 방해받은 직장인들이 급기야 조용히 좀 하라는 항의를 하기도 했다.


여행계획은 엄마의 몫.

맨하튼 행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그날의 목적지를 귀뜸받은 아이들.

그곳이 어딘지 감도 오지않는 딸들은

오늘은 언제쯤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사줄지

기대하며 재잘대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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