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 가이드북> 프로젝트 06
원고가 마무리될 무렵, 인쇄소 찾기에 돌입했다.
<워케이션 가이드북>은 인쇄가 까다로운 편이다. 표지에 별색이 들어가고, 내지는 고품질의 사진을 뽑아내야 한다. 초보 제작자에게는 꽤나 난도가 높은 작업이다. 요즘에는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도 가능하지만, 직접 인쇄소를 방문하기로 했다. 상담을 통해 인쇄 관련 지식도 습득하고, 담당자와 합이 잘 맞는지 가늠해 보기 위해서다.
때마침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타운에서 '딥포커스 룸' 체험단을 모집했다. 을지로에 2박 3일간 머물면서 인쇄소 발품을 팔았다. 사전에 검색으로 찾은 두 곳, 그리고 레퍼런스 책을 만든 한 곳에 방문 상담을 다녀왔다.
잠깐! 인쇄소 가기 전에 아래 체크리스트를 확인해 보자. 정확한 견적을 내고 인쇄소마다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기준을 두어야 한다. 제작 과정에서 상세 사항이 변하더라도, 미리 정해놓고 가야 원활하게 상담받을 수 있다.
정확한 견적을 위한 체크리스트
- 페이지 수(8의 배수 추천)
- 표지의 용지 및 무게
- 내지의 용지 및 무게
- 제작 부수
- 목표 일정
- 운임비 계산을 위한 목적지
1. 퍼스트경일
로컬스티치 라운지에서 '이면도로' 매거진을 발견했다. 표지가 표현하고자 하는 컬러와 유사하여 집어 들었다. 서지정보 페이지 인쇄소란에 '퍼스트경일'이 적혀있었다. 지도 앱에 검색해 보니 마침 을지로다! 냉큼 전화를 걸어 방문 예약을 잡았다.
첫 번째로 방문하는 인쇄소라 한껏 긴장하고 들어갔다. 그런데 사장님이 약속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일단, 사장님은 인쇄에 대한 전문가 느낌이 폴폴 난다. 레퍼런스 책을 만져만 보고도 어떤 용지인지 척척 나온다. 그리고 퍼스트경일은 미술도록, 작품집을 제작하는 인쇄소이다. 인쇄소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도 도전적이고 특별했다. 인쇄에 대한 기초지식도 없기에 감히 따라 하기 어려워 보였다.
견적서는 따로 뽑아주지 않았다. 구두로만 가격을 알려줬다. 이번에 방문한 업체 중에 가격이 가장 비쌌고, 작업은 가장 빠르게 진행 가능했다.
2. 용성문화사
을지로 인쇄소를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업체이다. 인쇄소 사장님이 무척 친절하다는 칭찬이 여기저기 퍼져있다. 전화로 방문 예약을 잡을 때부터 친절했다. 낯선 인쇄소 방문으로 긴장되던 마음이 사르르 풀렸다.
THIS IS 친절. 어버버 하는 우리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텀블벅 출판물, 보드게임, 전공서적, 학습지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인쇄물을 다루고 있다. 인쇄에 대한 감을 잡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별색에 대한 이해가 어려웠다. 인쇄소에서 팬톤컬러를 보면서 색상을 받아왔는데, CMYK로 변환하며 작업해 보니 이상한 컬러가 나왔다.
견적서 상으로 가격은 가장 저렴했다. 친절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인쇄소지만, 별색 문제로 선뜻 선택하기 어려웠다.
3. 팩토리비
마지막으로 방문한 인쇄소이다. 앞서 두 곳을 방문하고는 이제 인쇄소 방문을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아주 오만한 생각이었다. 일단 무리하게 토요일 상담을 요청했는데도 응해주셨다. 여기서부터 신뢰감이 쌓였다. 인쇄 작업 중에 무슨 일이 생겨도 빠르게 처리해 주실 거 같았다.
상담은 한 시간 넘게 이루어졌다. 보편적으로 많이 쓰이는 표지와 내지를 정하고 갔는데, 비슷한 가격의 고급 용지를 새로 추천받았다. 무엇보다 별색에 대한 문제가 말끔하게 해결되었다. 인디자인 파일을 전달하는 방법까지 정말 꼼꼼하게 설명해 줬다.
표지에 별색 후가공이 들어가는데도 가격은 합리적이었다. 가장 저렴한 인쇄소는 아니었지만, 신뢰비용으로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격이었다. 가제본 1부도 샘플로 뽑아준다 했다. 고민 끝에 인쇄소는 팩토리비로 정했다.
인쇄소를 가기 전에는 텃세가 있지 않을까 두려웠다. 인쇄 경험은 커녕 인쇄소를 방문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모든 인쇄업체가 친절하게 궁금증을 풀어주려 노력했다. 첫 번째 인쇄소에서, 두 번째 인쇄소, 그리고 세 번째 인쇄소를 방문하면서 점점 새로운 지식이 쌓였다. 또 한 번 발품의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