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Key Metrics
창업을 하며 가장 많이 의존하는 건 '구글'이다. 사업계획서에 빈칸을 채워야 할 때, 단어로만 의미 파악이 되지 않을 때 구글로 달려간다. 하지만 구글에서 검색하는 정보는 한계가 분명하다. 가장 겉표면의 빙하를 멀리서 바라보는 정도다.
그래서 교육이 있나 보다. 지난 목요일, 미래에셋벤처투자 김은혜 선임의 교육을 들었다. IR자료 및 린캔버스 작성에 관한 교육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핵심지표 분석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핵심지표라고 하면 유저수, 매출, MAU(Monthly Active Users), DAU(Daily Active Users) 정도만 떠오른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유형에 따라, 단계에 따라 핵심지표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팀 실습으로 진행한 마켓컬리를 예로 들어 이해해 본다.
'샛별배송'으로 유통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가져온 마켓컬리. 신선하고 높은 품질의 식재료에 돈을 아끼지 않는 바쁜 현대인들을 타겟으로 성장했다. 좋은 제품을 신선하게 문 앞까지 배달해 준다는 가치를 제안한다.
팀 실습에서 마켓컬리(창업 1년차 가정)를 분석했다. 발표를 준비하며 마켓컬리의 핵심지표로 신규유저, MAU, 거래액을 뽑았다. 유통업계의 특성상 신규유저가 많아야 할 테고, MAU가 높아야 매출액이 증가할 거라 단순히 생각했다. 하지만 피드백을 들으며 놓치고 있던 핵심지표를 발견했다. 재구매율과 바스켓사이즈다.
우선 재구매율부터. 마켓컬리는 100원 특가 상품으로 신규유저를 끌어들였다. 이들이 마켓컬리에서 구입하는 첫 번째 상품은 돈이 되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건 두 번째 박스부터다. 당연히 재구매율이 중요해진다. 또한, 마켓컬리는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높은 가격의 상품을 꾸준히 구매해 줄 '충성고객'이 필요하다. 실제 마켓컬리는 재구매율을 핵심지표로 다루고 있는듯 하다. 2022년 기준 70%가 넘는 고객들이 마켓컬리에서 재구매를 하고 있다.
다음은 장바구니 크기(Average Basket size)이다. 이커머스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지표라고 한다. 고객들이 한 번 결제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지 알려주는 수치다. 마켓컬리 역시 고객들의 장바구니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치열하게 연구했을 것이다. 맞춤형 상품 추천, 기획전 구성, 번들링, 업셀링, 크로스셀링 등 다양한 MD전략을 펼쳤겠다. 마켓컬리는 훌륭하게 머천다이징을 해냈에 고객들의 장바구니를 키울 수 있었고, 차별화 전략에도 마켓컬리만의 MD역량이 포함되었지 않나 싶다.
다른 팀이 발표한 넷플릭스의 핵심지표도 짧게 살펴본다. 넷플릭스 팀의 경우 핵심지표로 플랫폼 체류시간, 구독자 수를 언급했다. 여기에 '콘텐츠를 끝까지 보는 비율'을 추가 피드백으로 받았다. 콘텐츠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중간에 영상을 꺼버릴 테고, 그렇다면 넷플릭스에 대한 만족도 역시 떨어진다.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서 구독자들을 끝까지 시청하게 만드는 것, 넷플릭스의 주요 지표가 된다.
비즈니스의 문제, 솔루션, 채널, 가치제안에 따라 핵심지표는 달라진다. 기본적인 지표인 매출액, MAU, 신규유저도 중요할테지만, 각 비즈니스에 적합한 핵심지표를 올바르게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창업가라면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핵심지표를 발견하고 정교하게 측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