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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커넥터 이지 Apr 09. 2023

일을 잘한다는 건 무엇일까?

<일을 잘한다는 것>을 읽고

늘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신입사원 때는 회사에서 일을 잘하고 싶어서 유튜브에 이리저리 검색해보기도 했다. 자잘한 팁을 메모하면서 익히려고 애썼다. "연애를 책으로 배웠어요"에 맘먹는 접근이다. 


요즘은 '-하는 법'으로 통하지 않는 상황이 많아졌다. 남들이 겪은 문제와 그에 맞게 찾은 정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다. 그럼 일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을 안고 책으로 들어갔다.




'일'의 정의


'일'은 취미가 아니다. 취미는 자신을 상대로 자신을 위해 하는 행위다. 자신이 즐거우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에 반해 일이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행위이다. (...) 따라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성과를 낸다'는 것과 같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란 고객에게 '이 사람이라면 안심하고 일을 맡길 수 있다. 이 사람이라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라는 신뢰를 받는 사람이다. 더 나아가 고객이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라고 평가하는 사람이다. 


최근 팀원들과 노마드워커를 정의하면서 일을 짚지 않고는 넘어갈 수 없었다. 일이란 무엇인가? 우리 팀의 정의로는 '일'이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책에서도 유사한 정의를 내렸다. 일이란 사회 속에서 누군가를 위해 행하는 것이라 한다. 


모두가 일을 하고 있지만 '일'에 정의를 내리는 사람은 흔치 않다. 자신이 생각하는 일의 정의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다음 단계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과 감각


기술적으로 일을 잘할 수 있는 열쇠는 옳은 방법의 선택과 노력, 그리고 지속적인 시간 투자입니다. 이런 요건들만 잘 지키면 틀림없이 예전보다 '잘할' 수 있게 되죠. 토익 공부를 열심히 할수록 토익 점수가 올라갑니다. 성과가 눈에 보이면 더욱더 도익 부여가 되어 의욕을 자극합니다. 반면에 감각은 습득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노력과 성과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점이 기술과 다르죠. 
기술을 쌓아서 마이너스에서 제로까지 가면, 그다음에 플러스 영역으로 이끌어가는 감각의 문제가 등장하죠. 이때 커리어의 단계가 달라집니다. 기술이라면 100부터 0까지 순위에 따라 한 줄로 길게 늘어서겠지만 감각은 다릅니다. '이런 감각이 있는 사람', '저런 감각을 발휘하는 사람' 하는 식으로 다양하죠. 따라서 다양한 감각들이 조직 내에서 조화를 이루는 문제가 점점 더 커지겠지요. 전방향적인 감각은 있을 수 없어요. 자신의 예술적 감각이 고정되어 있어 그에 맞는 포지션을 찾아가는 것이 자신의 커리어를 인생의 중간에서부터 새로 만들어가는 데 기본적인 구도가 되지 않을까요?


저자는 '일의 감각'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한다. 평균점까지는 기술을 습득하면서 닿을 수 있다. 하지만 평균을 넘어서는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나름의 감각을 지니고 있다. 


일의 감각을 지닌 사람들은 만들어낸다. 프로세스나 템플릿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도 스스로 해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해결방법이 필요하다. 특출난 감각을 지니고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도움과 의미


'도움이 된다/도움이 되지 않는다'와 '의미가 있다/의미가 없다'라는 두 가지 축을 조합해 세상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정리해 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효용가치가 큰 상품보다 의미가치가 큰 상품이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해결책의 양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더 해결책이 과잉 상태가 돼가면서 해결책이 양적으로 많아지는 양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미'를 만족시켜야 하는 오늘날에는 양적 문제보다는 질적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과거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누가 보더라도 똑같은 해결책이 필요한 문제였습니다. 날씨가 더우니 음식물이 상하지 않도록 저온을 유지하는 성능 좋은 냉장고가 필요하다는 식이었죠. 반면에 의미가치를 척도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개인에게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에서는 사람마다 관점과 기준에 따라 달리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스타트업 교육 현장에서도 아직까지 '문제 발견'에 집중되어 있다. 문제를 나노단위로 쪼개어 찾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는 것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기술의 발전이 고도화된 사회에서는 '의미'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이 주목받는다.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요즘시대의 제로투원은 아닐까. 




시간을 더한 우선순위 리스트


비전을 만들고 그에 따라 업무를 항목별로 나열해서 '이 모든 업무를 하라'라고 지시하는 게 아니라 '우선은 이것만 하자'고 정한 것입니다. 우선순위에 확실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사용한 거죠. 게다가 결과적으로 그 순서도 정말로 뛰어났습니다. 바로 그 점이 예술인 거죠. 그런데 이런 순열 정책을 '우선순위를 매겨라'라는 일반적인 이야기와 혼동해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해야 할일 리스트'에도 우선순위가 매겨져 있잖아요. 하지만 중요한 일 세가지를 정해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세 가지 일을 '어떤 순서로 할지'를 정하는 순열의 문제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과 달라요. 이 둘은 사고 계통이 완전히 다릅니다. 
논리란 어떤 것과 다른 것 사이의 인과관계이므로 거기에는 반드시 시간이 존재합니다. 논리는 항상 시간을 짊어지고 있어요. 제가 줄곧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스토리로서의 경쟁전략'에서도 그렇습니다.
"우선 이것부터 해보고 최종적으로는 이걸 목표로 하자"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개연성 높은 논리로 이어진 스토리가 바로 뛰어난 전략의 조건이에요. 논리가 없으면 의미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논리가 서지 않으면 설득력이 부족하고, 결국 모두 동조해주지 않기 때문에 실행까지 갈 수가 없죠.


체크리스트 중독자를 반성하게 만든 문장들이다. 업무 하나하나는 분절된 것이 아니다. A를 우선적으로 하면, 그다음에 B가 필요해지고, 그다음에 C로 넘어가는 선열적인 우선순위를 세워야 한다. 조만간 팀에서도 방향 설정과 태스크 정리를 하는데 꼭 적용해보고 싶다. "우선은 이것만 하자.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이걸 목표로 하자" 

 



인사이드 아웃 사고방식


이야기가 재미있는 사람이란 '제 생각에는' 하고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입니다. 언제나 자신의 생각이 먼저 있고 거기서부터 출발하지요. 인사이드 아웃의 사고방식입니다. 반면에 이야기가 시시한 사람은 '지금 이런 예측이 나와 있고, 이런 영향으로 언제쯤까지 이렇게 된다'하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전형적인 아웃사이드 인의 사고방식이죠.


다음 주에 있을 발표 준비로 벅찬 상황에 펼친 책인데, 마침 도움이 되는 문장이 나왔다. 스토리, 개연성, 그리고 진정성을 담으려면 인사이드 아웃의 사고방식을 취해야 한다. 아무리 공적인 자리라지만 자신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더욱 호소력 있게 다가올 것이다. 데이터는 도움을 줄 뿐, 나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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