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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 ez Jun 06. 2022

요즘 콘텐츠는 왜 다 비슷할까

남들과 다른 콘텐츠를 만드는 법


콘텐츠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알고리즘을 타고 끝없이 영상을 가져다주고, 각종 뉴스레터는 꾸준히도 큐레이션 콘텐츠를 보내준다. 심지어 콘텐츠에 정기결제까지 하고 있으니 볼게 너무도 많다.

여행에디터라는 직업 특성상 하루의 일정 시간은 콘텐츠를 보는데 쓴다. 콘텐츠를 보면서 요즘 트렌드를 파악하고 새로운 영감을 찾아다닌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었다. 분명 만든 사람이 다른데 결과물이 비슷한 콘텐츠가 자주 보인다. 어떤 채널에서 다룬 인터뷰이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채널에 등장한다. 심지어 질문도 답변도 비슷하다. 어떤 웹사이트에서 봤던 공간 큐레이션 콘텐츠가 다른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올라오기도 한다.

나라고 별반 다른 건 아니다. 뉴스레터에서 발견한 여행트렌드를 엮어 아티클 기획안을 내기도 했으니. 서술하는 주체만 바뀌는 반복적인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창작자가 많아졌는데 왜 비슷한 콘텐츠만 늘어날까?


이게 다 알고리즘 때문이다!


상위노출 알고리즘은 모든 사람들에게 유사한 검색결과를 보여준다. 특히나 인기 있는 채널은 공영 방송사나 다름없다. 알고리즘을 타지 않는 뉴스레터 조차도 SNS채널로 마케팅을 펼치니 많은 사람들에게 닿는다. 어떤 콘텐츠를 보고 ‘이거다!’ 싶은 착각을 조심해야 한다. 그건 우연히 발견한 보석이 아니라 너도나도 본 콘텐츠일 확률이 높다. 그래서 비슷비슷한 콘텐츠가 반복된다. 내 눈에 좋은 건 남들 눈에도 좋으니까.


그렇다면 남들과 다른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내가 시도하는 방법은 손품이 아닌 발품 팔기다. 알고리즘의 세상에서 벗어나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다. 손가락으로 서칭하는 대신 정처 없이 걸어 다니며 우연한 발견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직 지도 앱에 등록하지도 않은 에스프레소바를 발견하기도 하고, 온라인 광고를 일절 하지 않은 낡은 펍을 마주하기도 한다. 알고리즘 세상에서는 찾기 어려운 보석이 채굴된다.

발품 파는 전략이 비단 여행 분야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인터뷰어라면 새로운 사람이 많은 모임에 참여해보고, 마케터라면 각종 마케팅 전략이 실행되는 이벤트에 참여해볼 수 있다. 새로운 기획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다양한 독립서적을 읽어보는 것도 방법이겠다. 온라인에서 스크롤을 내리는 것보다 시간은 훨씬 많이 걸리겠지만, 남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영감을 찾을 수 있다.

레퍼런스를 찾는다며 온라인 세상에 달려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영감의 원천이 온라인 세상에만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참 어려운 일이겠지만, 의도적으로 발품을 팔아 영감을 얻으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콘텐츠를 만들 파릇파릇한 영감이 쌓여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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