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by 이지 EZ

春光乍洩. 작년에 이은 왕가위 감독 시리즈 3번째. (아비정전, 화양연화, 해피 투게더).

우리에겐 제목과 함께 동명의 음악으로 더 익숙하다.

아마도 더 젊은 날에 봤다면, 더운 아르헨티나의 공기와 그보다 더 뜨거운 두 남자의 사랑에 집중했을지 모르겠다. 오늘 본 해피 투게더는 제목과 다르게 외로움의 본질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을 하게 했다. 곁에 있으면 서로를 보지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지독히도 집중하며 외로워하다가, 곁에 없어지면 빈자리로 외로워하는. 사랑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이 서로를 더 분리시킨다.

더운 여름날 여행지에서 만난 사랑이 그러할까? 아니면 젊은 시절 청춘을 다 바쳤던 사랑이 그러할까.

여기서도 양조위는 장국영에게 하지 못한 말을 녹음기에 실어 장첸에게 들려 지구 끝으로 보내버린다. 화양연화에서 장만옥에게 못다 한 말을 앙코르와트 신전에게 속삭이듯이.

아무도 듣지 못한 그 말들을 대상에게 들려주었다면 상황은 어떻게 바뀌어졌을까. 그들은 함께 있었을까? 제목처럼 행복하게.

https://youtu.be/9ZEURntrQ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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