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다 죽을 확률은
그런데 마라톤대회에서 사망하는 사람이 가끔 나오는 것을 보고 겁이 나서 마라톤에 입문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마라톤은 역사적으로 볼 때 첫 완주자부터 달리다가 사망했다. 기원전 490년 그리스의 아테네군(軍)은 페르시아의 다리우스대왕이 보낸 그리스 원정군을 마라톤 광야 전투에서 패퇴시켰다. 그리스의 용사 페이디피데스는 마라톤 전장에서 아테네의 아고라까지 40여 km를 달려 조국에 승리를 알리고 숨졌다. 세계 최초의 마라톤 주자는 결국 풀코스를 달린 끝에 숨진 것이다. 마라톤 경주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생겼다.
그로부터 거의 2천500년 뒤인 2006년 9월24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스코티아뱅크 워터프론트 마라톤에서도 40대 남자 1명이 완주 결승선을 눈앞에 둔 채 쓰러져 숨졌다. 토론토에서는 2005년 10월 하프 마라톤대회에서도 사망자가 나왔고 2001년과 2004년 대회에서도 1명씩의 주자가 숨진 바 있다.
한국에서도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가 사망하는 사람들이 1년에 몇 명씩 나온다.
마라톤에 입문한 의사들의 모임인 `달리는 의사들'이 펴낸 `죽지않고 달리기'라는 책에서 박건 대전성모병원 흉부외과 과장은 2002년10월부터 2006년 4월까지 4년 간 우리나라 마라톤 대회에서 사망한 사람은 모두 18명이라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사들은 일반인이 자신의 건강상태나 과학적인 달리기 방법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무작정 장거리를 달릴 경우 건강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어떻게 하면 마라톤 대회에서 불의의 사망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까.
`죽지않고 달리기'에 따르면 달리기 사망사고의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 운동에 부적절한 혹한기나 혹서기에 개최되는 대회에 출전하거나 ▲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무리하게 달리는 것 ▲ 주최측의 안전불감증으로 주자들의 안전을 전반적으로 통제할 인원 배정이 없고 안전대책이 형식적인 것 등이 꼽힌다. 의사들은 마라톤 대회 주최측이 안전 대책을 강화하는 한편 "대회선물이나 기념품을 줄이더라도 마라톤 사고의 보험상품 등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자들 자신도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충분히 한 뒤 출전해야 하며, 자신의 혈압, 체중, 혈당, 흡연, 운동량, 식이습관 등을 잘 숙지하고 달리는 도중 조금이라도 위험한 징후가 보이면 즉시 대회를 포기해야 한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는 의사들'의 이동윤 회장은 "여러가지 불리한 외부적 상황에 대한 경험과 대비가 돼 있는 엘리트 선수들과 달리 일반 마스터스 주자들은 불안정한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래서 5-10㎞는 짧은 거리라고 방심하고 과속 질주를 하거나 신체적 심각한 이상징후를 일시적 증상으로 치부하고 무시해버림으로써 몸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뿌리쳐 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다른 나라와 달리 짧은 코스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우리나라만의 특징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난 30년 간의 자료를 분석해볼 때 마라톤을 하는 동안 주자가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는 0.002%, 즉 5만 명의 완주자에 1명이었다.
달릴 때의 자세도 중요하다. 달릴 때는 자신의 몸무게의 3-4배에 달하는 하중이 척추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허리통증은 오랜시간 달리면서 쌓이는 하중과 관계가 깊기 때문에 허리 통증 예방을 위해서는 달리는 동안 하중을 덜 받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구부정한 자세로 달리면 똑바로 서서 달리는 것보다 2배의 하중이 척추에 가해진다. 따라서 시선을 전방 18-20m 앞에 두고 상체를 수직을 유지하며 몸에 힘을 주지 말고 근육이나 살들이 출렁거리도록 편안하게 뛰는 것이 좋다. 몸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하며 팔은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하되 되도록 몸통에 붙여야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 엉덩이는 상체와 일직선이 되게 해야 척추에 부담이 덜 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