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문제다
마스터스들의 꿈이 서브 쓰리라면 인류의 꿈은 서브 투(Sub-Two)다. 즉, 1시간59분59초99 이내의 기록을 달성하는 것이다. 인간은 과연 42.195㎞를 한 시간대에 주파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 풀코스를 두 시간에 주파하려면 100m당 평균 17초06의 속도로 뛰어야 한다. 이것은 대체로 일반인이 전력으로 질주하는 속도와 비슷하다.
현재 세계기록은 고(故) 켈빈 키프텀 (케냐)이 갖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42.195㎞ 풀코스를 2시간00분35초에 달렸다. 이 기록은 엘리우드 킵초게(40·케냐)가 지난 2022년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종전 기록 2시간01분09초를 34초 당긴 세계 신기록이다.
한국 마라톤은 이봉주가 2002년2월 도쿄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7분20초로 한국 최고기록을 세웠고, 한국 여자마라토너 중에서는 권은주(29)가 1997년 춘천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26분12초가 28년이 됐는데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제 인간이 `서브 투(sub-2; 2시간 이내의 기록으로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를 달성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인간이 과연 두 시간 벽을 깰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일부 마라톤 전문가들은 "최적의 날씨와 코스 그리고 생리학적으로 심폐기능, 근육구조를 완벽한 상태로 만들고 과학적인 주법만 도입되면 마라톤 기록의 2시간 벽은 허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일부 스포츠 과학자들은 최근 100년 간의 기록 변천 추이를 근거로 한계기록 그래프를 그린 결과 2014년께 1시간58분대의 한계기록에 도달한다는 가설을 내놓기도 했다.
스포츠생리학 분야의 권위자인 미국 켄터키주립대의 존 크릴 교수는 2시간 벽은 반드시 무너진다고 전제하면서 인간의 마라톤 한계기록을 1시간57분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다시 말해 1시간56분대 진입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 체육과학연구원의 한 생리학 전문가는 "인간이 두시간 벽을 깰 수 있느냐를 판단하기 위해 마라톤 기록 변천사를 그래프로 그린 뒤 곡선과 수리 공식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면서 "그것은 인간의 생리적 기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 근육이 피로를 유발하는 노폐물을 발생시키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능력을 훈련을 통해 최고로 높이고 ▲ 근육이 에너지원을 최대로 저장하도록 하며 ▲ 폐기능과 순환기능을 최고로 높인다면 마라톤 두시간벽 돌파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선천적인 능력도 좋아야 하지만 "훈련방법과 에너지 저장방법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인간이 풀코스를 한시간대에 달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온갖 효과적인 훈련 방법과 음식물 섭취방법이 오랜기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정립되고 있다. 운동생리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인간의 신체적인 능력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백년이 걸릴지 이백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인간은 언젠가 마라톤 `서브 투‘를 달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