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기록은 92세65일에 7시간 24분 36초 완주 기록
나의 버킷리스트 항목중 하나가 바로 백살까지 42.195km의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이다. 그것도 5시간 안에 완주한다면 대 만족일 것이다. 그리고, 마라톤 완주한 백살의 생일에는 피아노 연주회까지도 하고 싶다. 마라톤과 피아노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열정이 있나보다.
문제는 그런 일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0세 전후다. 여자가 남자보다 좀 더 오래 산다. 여자는 86.3세. 남자는 80.3세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 기준이다. WHO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2030년에 한국에서 태어날 아이들의 평균수명이 90세다.
이런 통계를 보면, 내가 90세까지 산다해도 오래 살았다는 얘기를 들을 것 같다. 물론, 통계의 허점도 있다. 평균수명은 사고사 등 여러가지 이유로 단명하는 사람들 때문에 많이 줄어든다. 60세 이상의 사람들로 좁히면 평균수명은 90세 이상일 것이다. 그래도 90세까지 사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또 있다. 내가 90세까지 산다고 치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 즉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시간을 제외하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은 2018년 기준 64세라고 한다. 내가 올해 만 68세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건강한 것 같다. 그러나 평균적인 한국인들로 말하자면 64세부터 20년 이상의 기간을 질병 등으로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살아가야 할 가능성이 크다.
오래 산다고 해도, 산다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고, 건강을 잃게되면 괴롭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된다. `노인과 바다'를 쓴 미국의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왜 우울증과 알코올중독, 기타 질병에 시달리다가 만 62세때 엽총을 입에 문 채 방아쇠를 당겼는지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에는 몰랐다.
그런데, 삶이라는 것이 항상 예측 가능하다면 별로 재미가 없을 것이다. 드물지 않게 예외가 있고 반전이 있다. 건강수명이 64세라는 통계는 암울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이 64세부터 앓아눕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건강하게 오래사는 사람들도 많다. 뉴스를 찾아보니 2015년에 92세의 나이로 풀코스마라톤을 완주한 여성도 있었다. 비록 7시간대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개인차가 많은 것이 또한 건강수명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여성 마라톤에서 불굴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신기록이 수립됐다.
주인공은 암을 극복하고 92세 고령에 42.195㎞ 풀코스를 완주한 미국 출신 해리에트 톰프슨(92)이다.
톰프슨은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로큰롤 마라톤에서 7시간 24분 36초 만에 결승선을 주파했다.
그는 92세 65일의 나이로 완주에 성공해 이 부문 최고령자로 기록됐다. 종전 기록은 92세 19일의 나이로 2010년 호놀룰루 마라톤을 완주한 글래디스 버릴이 보유하고 있었다.
무려 76세가 돼서야 마라톤에 입문했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지인이 백혈병, 림프종 환자를 위한 모금을 도와달라며 마라톤 동참을 권유한 게 계기였다."
얼마전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이자 노화 장수 전문가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가 쓴 `노화의 종말 (원제는 : Lifespan: Why we age.. and why we don't have to. 번역하자면 `수명: 우리는 왜 늙어가는가.. 그리고 왜 우리는 늙어갈 필요가 없는가)'을 읽었다. 그는 노화라는 것이 인간이 시간이 감에 따라 정상적으로 겪는 현상이 아니라 일종의 `질병'이며, 그 질병은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노화는 늦추고, 멈추고, 심지어 되돌리기까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론적으로는 인간은 영원히 살 수도 있다. 더 젊어질 수도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저자는 소식과 운동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로 꼽으면서, 지금까지 연구진이 발견한 회춘의 영약들을 소개했다.
"25년 동안 노화를 연구하고 수백편의 논문을 읽은 내가 할 수 있는 조언이 하나있다면, 즉 건강하게 더 오래 살 확실한 방법, 지금 당장 수명을 최대한도로 늘리기 위해 쓸 수 있는 방법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이것이다. `적게 먹어라.'"
"힘들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격렬하게 운동하라. 빠르고 깊이 호흡을 하면서 최대 심장 박동수의 70-85%로 뛰어야 한다. 땀을 흘려야 하고 숨을 고르지 않고서는 몇마디 이상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해야 한다. 이것이 저산소증 반응이며, 영구히 피해를 입지 않으면서 몸의 노화 방어 체계를 활성화할 만큼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저자는 이밖에도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흡연, 화학약품, 방사선 등을 피해야 장수한다고 충고한다.
장수를 돕는 약들도 있다.
▲칠레의 이스터섬에서 발견한 장수약 '라파마이신', ▲커피 한 잔값보다 더 싼 항노화제 '메트포르민', ▲적포도주에 들어있으며 많은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만들어내는 천연분자인 '레스베라트롤', ▲폐경 이후 몇년이 지난 여성이 다시 생리를 시작하도록 만들었다는 `NMN (nicotinamide mononucleotide)', ▲우리 몸 안의 좀비인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세놀리틱(senolytic) 등등...
현재 우리가 코로나 예방접종을 하듯이 앞으로는 노화 예방접종까지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을 쓴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는 장수와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 나는 매일 아침 NMN 1그램과 레스베라트롤 1그램(직접 만든 요구르트에 섞어서), 메트포르민 1그램을 먹는다.
■나는 매일 비타민 D와 비타민 K2의 하루 권장 복용량과 아스피린 83밀리그램을 먹는다.
■나는 설탕, 빵, 파스타를 최대한 적게 먹으려고 노력한다. 나는 40세부터 후식을 끊었다. 비록 슬쩍 맛보기는 하지만.
■나는 하루에 한끼를 건너뛰거나 적어도 정말로 적게 먹으려고 애쓴다. 사실 일정이 너무 바빠서 일주일중 점심을 거르는 날이 거의 대부분이긴 하다.
■몇달마다 채혈간호사가 집으로 와서 피를 뽑는다. 수십가지 생체표지 검사를 하기 위해서다. 표지중 여러가지가 최적 범위에 있지 않으면 식단이나 운동을 통해 조절한다.
■나는 매일 많이 걷고 계단을 오르려고 애쓰며 거의 주말마다 아들과 함께 체육관에 간다. 역기를 들고, 좀 뛰고, 사우나를 한 뒤에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근다.
■나는 채소를 많이 먹고 다른 포유동물 고기를 먹는 것을 피하려 애쓴다. 맛이 좋기는 하지만. 운동을 한다면 고기를 먹을 것이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 지나친 자외선 노출, 엑스선, CT촬영 등을 피하려고 애쓴다.
■낮에 그리고 밤에 잘 때에도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덥게 지내지 않는다는 얘기)
■ 체중이나 체질량 지수가 건강수명의 최적 범위에 놓이도록 노력한다. 내 최적 지수는 23-25다.
이 사람이 과연 몇살까지 살 지 참으로 궁금하다. 그가 장수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의 비법을 따라할 것이다. 싱클레어 박사는 1969년 생으로 현재 만 56세다.
인간이 이런 저런 방법으로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면, 이제 남은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무엇을 위해 오래 사느냐다. 아무 의미없는 삶을 건강하게 연장한다면 그것은 좋을 일일까. 내가 열정을 바칠 무엇이 존재하는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그리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자신도 행복하게 하면서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마지막 질문으로 돌아온다. 나는 왜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