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운동하고 알게 된 것

지난 1년 간의 러닝 일지

by 리모

지난 일 년 동안은 러닝을 했다. 맨 땅에 헤딩으로 시작하여 모든 계절을 겪었다. 첫 러닝 때만 해도 몇 분을 달려야 하는지 어떻게 달려야 하는지 뭘 입어야 하는지 모른 채 집에 굴러다니는 옷을 걸쳐 입고 막무가내로 뛰었다. 막무가내로 뛰었던 첫날의 심장박동과 쾌감을 기억한다. 그 살아 있음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더 전문적으로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출근 전에 런데이 어플을 켜고, 해가 뜨는 모습을 바라보며 뛰었고, 그렇게 어느덧 7km 마라톤도 완주했다. 이제는 어떤 옷을 걸쳐입고 나가야 하는지 아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사실 일 년은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내겐 많은 감정이 요동친 해였다. 작년 연초부터 회사에서 개인적으로 분노한 일이 있었고, 스트레스가 컸다. 지나고 보면 모든 힘든 순간에도 난 뛰었다. 아니 억지로 뛰러 나갔다. 그래서 스스로를 믿게 되었다. 난 내가 운동에 있어서 만큼은 개인적인 감정을 핑계 대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올해 직장에서도 연초는 힘들었다. 나만의 연초 의례인 것인지, 연초마다 으레 힘든 일이 있곤 한다. 물론 꼭 그 이후에 좋은 일이 찾아오지만 매년 초마다 나를 아프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여하튼 직장에서 숨이 조여 오는 듯한 압박감과 상사의 가스라이팅 등을 견디고 밤 10시에 퇴근한 나는 어딘가로 도망치듯이 러닝복으로 갈아입었다. 역대 최저 온도로 보도된 날에 강풍을 정면으로 견뎠다. 회사에서 죽어있던 나를 살리기 위한 것처럼 뛰고 또 뛰었다. 심장이 뛰었다. 그렇게 그날을 또다시 해소했다.


러닝을 일 년 동안하고 나니 난 내가 운동만큼은 잘 즐기고 견딘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섰다. 이제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되었다. 몸을 쓰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능숙하진 않아도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는 것을 이미 몸으로 익혀서인지 거의 매일 가서 기구를 들고 자극점을 찾고 있다. 서툴면 어떠랴, 결국엔 익숙해진다는 것을 이미 체득했기에 두려움은 없다.


어떤 종류의 운동이든 꾸준히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시작은 너무나 어색하고 힘들다. 스스로의 폼이 어색하다 보니 주변 눈치도 보인다. 그러나 정체기라고 보이는 순간을 한없이 달리다 보면, 나의 한계점을 넘는 순간이 온다. 사회에서의 신입시절도, 인간관계도 결국 모든 영역이 그런 게 아닐까. 어렵고 무섭고 내게 쉽지 않은 시기가 무조건 온다. 그러나 결국은 다 지나가게 되리란 것을, 그리고 모든 건 나를 더 강하게 하리란 것을, 그러니 나는 주눅 들 필요가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렇기에 오늘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운동을 가야겠다.